문재인 대통령이 54회 무역의날 기념식 참석자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수출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당부했다. 과거 수출산업이 대기업 중심의 경제성장 밑거름이었다면, 앞으로는 중소기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과 상생협력 분야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54회 무역의날 행사 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무역정책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 양적인 성장을 넘어 포용적 성장을 이루도록 발전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전체 중소기업 354만 개 중 수출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9만4,000개, 2.7%에 불과하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중소 중견기업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며 “정부는 중소 중견기업들이 수출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기업의 형편에 맞게 맞춤형 수출지원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스마트공장의 확대는 중소, 제조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수출기업이 굳이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정부는 약 5,000개인 스마트 공장을 2022년까지 2만 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대기업이 자신들과 협력하는 중소기업, 중견기업의 수출과 성장을 돕도록 요청한다”고 당부한 뒤 “자체 수출역량이 부족한 중소-중견기업은 유통 대기업과 무역상사의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미국과 중국으로 양분돼 있는 우리 수출시장 저변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다시금 밝혔다.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이 목표로 하고 있는 러시아와 아세안 등은 지리적 특성과 협력분야에서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의 진출이 보다 용이하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한-아세안 FTA 추가 자유화와 역내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등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한반도의 평화와 지속가능한 번영을 위해 북쪽으로는 러시아와 유라시아, 남쪽으로는 아세안과 인도로 우리의 외교와 경제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54회 무역의날 기념식에는 백운규 산업자원부 장관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김영주 무역협회장과 기업대표 및 근로자 2,000여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의 축사에 앞서 유공자와 수출탑 10개 기업들에 대한 수상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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