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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4월 납품할 수리온 산림헬기, 배면물탱크 장착 ‘산불진화’ 시험비행
물탱크도 없는 외산헬기 텃세 속 ‘출격준비 완료’
[‘NEW KAI’를 만나다②] 수리온 “산불도 못 끄는 깡통 외산헬기, 비켜!”
2017. 12. 05 by 정소현 기자 coda0314@sisaweek.com
1일 경남 사천에서 진행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초청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수리온’의 산불진화 시험비행이었다. 수리온에 배면 물탱크를 장착해 소화수를 투하하는 시범은 ‘최초 공개’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깊은 행사였다. 사진은 수리온 산림헬기 소화수 투하 모습. < KAI 제공>

[시사위크|경남 사천=정소현 기자] 1일 경남 사천에서 진행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초청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수리온’의 산불진화 시험비행이었다. 수리온에 배면 물탱크를 장착해 소화수를 투하하는 시범은 ‘최초 공개’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깊은 행사였다.

‘수리온 산림헬기’와의 첫 대면은 인상적이었다. 수리온은 취재진을 바라본 상태로 공중에 정지비행 하더니 운전석 부분을 아래위로 움직이며 인사를 건넸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의 환호가 터졌다.

이날 취재진에 선보인 수리온은 다소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헬기 아랫부분에 길쭉한 호스가 대롱대롱 달려있던 것. 이는 다름 아닌, 강이나 바다에서 물을 퍼 올리기 위한 굵은 관 모양의 ‘스노클(Snorkel)’ 장비다. 길이는 3.4m에 달한다.

수리온 산림헬기 아랫부분에 달린 길쭉한 호스는 강이나 바다에서 물을 퍼 올리기 위한 굵은 관 모양의 ‘스노클(Snorkel)’ 장비다. 길이는 3.4m에 달한다. < KAI 제공>

수리온은 4m 높이에서 정지비행을 하며 호스를 현장에 마련된 물탱크에 위치한 뒤 물을 빨아올렸다. 물 2,000리터를 흡입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40여초. 이어 프로펠러를 힘차게 가동한 수리온은 주행속도를 높이더니 목표 지점에 정확히 소화수를 투하했다. 수리온 하부에 장착된 물탱크 문이 열리면서 순식간에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 물로 현장의 아스팔트 바닥이 물로 뒤덮였다.

이날 시험비행을 한 강승철 시험비행기술사(책임연구원)는 “배면물탱크 장착 후 최대속도 240㎞/h로 비행이 가능하다”라며 “왕복 3.6㎞ 거리를 2시간 동안 오가면 총 126톤의 산불 진화용 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림청이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종(KA-32)의 경우, 최대 비행속도는 148㎞/h다. 강승철 시험비행기술사는 “자동비행항법장치(AFCS)가 있어 화재 지역을 입력하면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주행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날 선보인 헬기는 내년 4월 산림청에 납품할 ‘수리온 산림헬기’다. KAI는 지난 2015년 산림청과 205억원 규모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수리온 산림헬기가 배면 물탱크에 물 2,000리터를 채우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40여초. 이어 주행속도를 높인 수리온이 하부에 장착된 물탱크 문을 여는 순간,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린 물이 목표지점에 정확히 투하됐다. < KAI 제공>

수리온은 각각의 임무수행에 적합하도록 장비를 장착해 소방, 산림, 의무후송용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수리온 산림헬기’ 역시 수리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파생형 헬기다. 산불진화를 할 수 있도록 수리온 일부를 변형해 제작됐다. 수리온은 기동헬기 외에 상륙기동헬기, 의무후송전용헬기, 경찰헬기, 소방헬기, 산림헬기, 해양경찰헬기 등 현재까지 모두 6개의 파생형 헬기로 진화를 거듭 중이다.

수리온 산림헬기는 기체 하부에 배면물탱크(2,000리터)가 장착됐다. 산악지형에서 신속한 인명구조를 위해 초대 1.7m/s 속도인 외장형 호이스트도 설치됐다. 약 600파운드(272kg)의 무게를 감당할 수 있어 산악지형에서의 인명구조에 특히 유용하다. 특히 이 헬기에는 디지털3차원 전자지도와 지상충돌경보장치(EGPWS)도 탑재돼 야간과 악천후 환경에서도 원활한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이날 수리온의 활약이 던진 메시지는 가볍지 않다. 그간의 숱한 ‘성능논란’을 쏟아진 물폭탄처럼 시원하게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국가예산을 투입해 사들인 외국산 헬기들이 제 값을 못하는 상황에서 수리온의 활약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모아진다. 실제 수백억원을 들여 ‘모셔온’ 일부 외산 헬기는 물탱크가 없어 산불현장에 출동하지 못하거나, 인명구조·수색 임무가 아닌 ‘높으신 분들’ 현장시찰 및 행사 축하비행 용도로 쓰인 사실이 드러나기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리온은 각각의 임무수행에 적합하도록 장비를 장착해 소방, 산림, 의무후송용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수리온 산림헬기’ 역시 수리온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파생형 헬기다. < KAI 제공>

신현대 본부장(상무)은 “수리온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는 전량을 외국산에 의존해왔다”며 “수리온 기반의 다양한 파생형 헬기 라인업 구축으로 임무에 맞는 역할에 신속 대응이 가능해졌다. 향후 정부기관의 추가 소요가 기대되며 외국산 헬기 의존도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리온과 파생형헬기의 국내 도입이 확대되면서 인니·필리핀·페루 등 국산항공기 기수출국을 중점으로 해외 수출도 추진 중”이라는 사실도 강조했다.

결빙 문제 등으로 질타를 받았던 수리온은 문제점을 보안하고 최근 정부 기관 등에 납품을 재개했다. 국토해양부 인증을 받는 데 성공해 관공서 납품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수리온은 내년에 40대를 정부기관에 납품할 예정이다. 또 감사원이 지적한 수리온 헬기 체계결빙(저온 비행에서 기체와 날개 등에 얼음이 발생하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미국 미시건 시험장으로 이송돼 재검사에 들어간 상태다. 김조원 KAI 사장은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의 정부기관 납품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강조했다.

기지개를 켠 수리온, 이제 힘껏 날아오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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