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포용과 도전 제18차 조찬세미나 ‘외상센터의 역할’에서 이국종 아주대학교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7일 국회를 찾았다. 귀순 병사를 치료 중인 이 센터장은 국내 중증외상의료체제의 허점을 지적하며 중증외상센터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역설했다.

이국종 센터장은 이날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도하고 있는 ‘포용과 도전’(포도모임) 주최로 열린 제 18차 조찬세미나에 참석해 '권역외상센터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센터장은 “(의료계나 공직사회는) 제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이국종이 없으면 조용할 텐데, 밤에 헬기 안 띄워도 될 텐데…’(라고 생각하겠지만) 저는 그렇게 배우지 않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센터장은 이번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중증외상 의료예산이 기존 400억원에서 601억원으로 늘어난 데 대해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라면서도 “(하지만) 예산이 저 같은 말단 노동자들에게까지는 안 내려온다”고 했다. 국회는 귀순 병사 총기 난사 사건 이후 중증의료에 쏠린 관심을 반영해 중증의료 관련 예산에 ‘이국종 예산’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53%가량을 증액한 바 있다.

이 센터장은 “의원들이 좋은 뜻에서 (예산을 편성하지만) 밑으로 투영이 안 된다”며 “외상센터는 만들었는데 환자가 없으니 (병원장들이 우리에게) 일반환자를 진료하게 한다”며 실상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참담한 마음으로 죄송하다”며 “(국민이) 청원해 예산이 늘어나면 외상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 피눈물이 난다”고도 했다.

이 센터장은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석해균 선장을 치료할 때를 돌아보며 “작전에 투입됐을 때 목숨 걸고 작전한 해군 장병들이 있는데, 제가 (주목을 받아) 너무 부끄럽다”며 “의료계 내에서 이국종이 지방 조그만 시골병원, 아주대 같은 ‘지잡대’ 병원에서 별것도 아닌 환자 데려다가 쇼한다고 뒷담화가 너무 심했다”고 했다.

이 센터장이 자유한국당 내 모임 주최 세미나에 참석하면서 일각에서는 ‘정치권 영입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센터장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그런 건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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