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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와 3.0% 사이에서 엇갈린 2018년 경제전망
수출과 투자·생산은 경제성장률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요소다. 왼쪽은 수출용 컨테이너를 실은 선박. 오른쪽은 여수의 전자소재 생산공장. <뉴시스>

[시사위크=현우진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서 주요 경제기관들이 하나둘 내년 경제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은 2018년의 한국 경제성장률을 3.0%로,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9%로 추산했다. 단 0.1%p 차이지만 ‘3%대 경제성장’ 슬로건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2018년 한국 경제성장률의 앞자리를 바꿔놓을 요인에는 무엇이 있을까.

◇ 국제무역·수출·설비투자 전망에서 이견 드러나

한국은행은 4개 기관 중 가장 보수적인 국제경제전망을 내놓았다. 한국경제를 분석하기 위한 기본 전제부터 의견차이가 있던 셈이다. OECD·IMF·KDI가 모두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6%, 내년 경제성장률은 3.7%로 발표한 반면 한국은행의 전망은 각각 0.1%p 낮은 3.5%와 3.6%였다. IMF가 4.0%로 계산한 내년 세계 교역신장률도 한국은행은 3.7%로 낮춰 잡았다.

올해 깜짝 성장을 가능케 했던 수출 호황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소수의견은 있었다. KDI는 “반도체 가격이 급락하거나 중국의 추격으로 주요품목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경우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성장경로는 예상을 하회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산업이 고개를 숙일 수 있다는 전망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이 아니다. 지난달 말 미국계 금융회사 모건스탠리와 JP모건은 반도체의 공급과잉 가능성을 지적한 보고서를 연달아 발표하면서 2018년 중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확산시켰다. KDI는 2018년에도 한국의 수출증가세는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반도체·반도체부품 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한편 내년 건설투자가 금년보다 크게 감소할 것이라는 데는 전반적으로 의견이 일치했다. 정부가 강력한 부동산대책을 펴고, 새 예산안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줄어든 영향이다.

다만 국내분석기관들은 설비투자 분야를 보다 중요하게 다뤘다. KDI는 “수출이 확대되면서 투자수요가 증가함에도 불구, 반도체를 제외한 업종의 가동률이 낮아 투자증가율은 빠르게 줄어들 것이다”고 전망했다. KDI가 예상한 2018년 설비투자증가율은 3.0%였다(올해 14.7%). 한국은행은 이를 2.8%로 예측하며 “IT부문과 화학·자동차·통신은 투자가 증가, 철강 및 조선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OECD와 IMF는 이 문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OECD·IMF·KDI·한국은행의 내년 경제전망 세부사항. <그래프=시사위크>

◇ 민간소비, 물가상승 유도할 수 있나

한편 대부분의 분석기관들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론과 일자리창출 정책이 민간소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KDI는 “가계소득 확대를 위한 정부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소비심리가 꾸준히 상승할 경우, 예상을 상회하는 경제성장률이 나타날 수 있다”며 3% 경제성장을 가능케 할 변수로 뽑았다. OECD 또한 “공공 일자리 확충과 사회복지지출 증가, 최저임금 상승 등의 정책은 가계소득과 민간소비를 유효하게 증가시킬 수 있다”는 말로 호평했다. 다만 기업의 부담을 덜기 위해 생산성 제고가 필수적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소비의 증가는 물가상승을 동반한다고 알려져 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작용할 뿐 아니라, 모두 경제호황 국면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2018년 경제성장 전망 비교에서 소비·물가 간 상관관계는 높지 않았다. 민간소비 예측에서 유사한 대답을 내놓았던 분석기관들은 물가상승 전망에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을 제시한 것은 KDI였다. “민간소비는 비교적 빠르게 증가할 것이다”고 인정하면서도 “유가상승압력이 축소되고 농축수산물 가격도 안정되면서 물가는 목표치보다 다소 낮은 1.5% 상승에 그칠 것이다”고 예상했다. 수요 측면의 상승압력보다 공급 측면의 억제력이 더 클 것이라는 뜻이다. KDI가 제시한 민간소비 증가율(2.7%)과 물가상승률 전망의 차이는 1.2%p에 달한다.

한국은행은 석유·농축수산물 등 공급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약화될 것이라는데 KDI와 뜻을 같이했다. 다만 그 와중에도 1.8% 수준의 물가상승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물가상승 전망을 2.1%까지 높여 본 OECD는 오히려 상승폭이 지나치게 낮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GDP의 6%에 달한 반면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2%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현우진 기자  hwjin02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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