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제과가 주가 부진으로 시름하고 있다. 실적 모멘텀과 재무구조 약화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인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 재상장 후 주가 30%↓

현 롯데제과는 분할 전 회사의 사업부문(식품)이 인적분할돼 신설된 법인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롯데제과와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 등 4개사를 각각 투자부문과 사업회사로 나눈 뒤, 롯데제과 투자 부문(존속법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롯데지주’를 출범시켰다.

투자 부문을 떼어낸 신설 사업회사 4곳(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푸드, 롯데칠성음료)은 지난 10월 30일 각각 코스피에 재상장됐다. 지주사인 롯데지주도 이날 같이 상장됐다. 그런데 코스피 재상장된 롯데 계열사들은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롯데제과가 큰 낙폭을 보이고 있어 시장의 우려를 사고 있다.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제과의 주가는 전일 대비 1.25% 내린 15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재상장 첫날 시초가(22만5,500원)와 비교하면 3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롯데제과의 주가는 한달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장중 14만대 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른 재상장 계열사주들도 등락을 반복하며 부진한 실정이지만 롯데제과의 부진은 도드라지고 있다.

◇ 지주사에 알짜 해외 자회사 넘기고 재무구조 약화 

롯데제과가 10월 30일 재상장된 후 주가 흐름. <다음>

롯데제과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데는 ‘본업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제과는 기업 분할 과정에서 알짜 해외 자회사를 롯데지주에 넘겼다.  특히 카자흐스탄 라하트와 파키스탄 콜슨이 지주사에 넘어간 점은 뼈아픈 부문이다. 두 회사는 매출액만 각각 1,692억원, 1,016억원에 달한다. 라하트와 콜슨은 올해 3분기까지 각각 167억원과 104억원의 이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매출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해외 제과사업 규모가 감소하게 되면서 실적 모멘텀 약화가 우려된 것이다. 또 분할 과정에서 차입금을 대부분 승계하면서 재무구조가 악화된 점 역시 투심 악화 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해외 빙과업체 인수로 차입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롯데제과는 해외사업을 보강하기 위해 인도 현지 빙과업체인 하브모어를 인수하기로 했다. 인수 금액은 1,64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브모르는 인도 구자라트에 본사를 두고 있다. 올해 기준 연 매출액은 약 9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점도 투자 심리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가에서는 롯데제과가 해외 자회사를 지주사로부터 되찾아오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윤오 신영증권 연구원은 “롯데제과가 그간 국외 자회사에 한국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이식했기 때문에 국외 자회사는 사업회사인 롯데제과에 돌아올 확률이 충분히 있다”며 “이 과정에서 롯데제과가 유상증자를 하고 롯데지주는 국외 제과 자회사를 현물로 출자해 서로 교환하는 게 유력한 방법으로 거론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다만 유상증자가 실시될 경우 롯데제과 주식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며 투자의견은 중립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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