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산업은행이 대우건설 매각을 두고 고심이 깊어가고 있다. 신속 매각 방침을 밝혔지만 당초 예정대로 새주인을 찾기가 녹록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서다. 인수후보군과의 인수가격 격차가 큰 탓에 이를 조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매각주간사인 BoA메릴린치와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내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 본입찰을 실시할 방침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올해 말까지 본입찰을 실시하고 내년초까지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전한 바 있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이 사모펀드인 케이디비밸류제육호 유한회사(KDB 밸류 제6호)를 통해 보유한 보통주식 2억1,093만1,209주(지분 50.75%)다.

대우건설은 다음주부터 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 대상 경영진 면접(PT)과 실무진 질의응답 자리를 순차적으로 가질 방침이다. 숏리스트에는 호반건설,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S), 사모펀드(PEF)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PAG) 등이 포함된 바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당초 스케줄대로 매각 작업이 진행될 지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어서다. 산업은행 측과 숏리스트간의 가격차이가 큰 실정이기 때문이다. 산업은행은 2조원 안팎의 금액을 매각 희망가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숏리스트들이 써낸 금액은 이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업체인 호반건설의 경우 1조4,000억원을 밑도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가뜩이나 투자 손실이 큰 산업은행은 고민이 깊을 수 밖에 없다. 산업은은 2010년 대우건설의 주식을 주당 1만8,000원에 37.16%인 2조1,785억원을 매입했다. 이후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투입한 금액만 총 3조2,000억원에 달한다. 이런 상황에서 낮은 금액으로 매각을 진행할 경우, 졸속 매각은 물론, 헐값 매각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따라 연내 본입찰은 물론 인수 자체가 무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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