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올해 청렴도 측정에서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민권익위원회는 매년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청렴도 측정과 부패방지 시책평가 등을 실시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청렴도를 높이고, 이를 사회 전반에 확산시키기 위해서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청렴도 측정 결과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종합청렴도 점수가 7.65점이었고, 같은 유형으로 분류된 38곳의 공직유관단체 중 마사회보다 점수가 낮은 곳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그랜드코리아레저, 금융감독원 등 3곳에 불과했다.

권익위의 조사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마사회의 민낯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마사회는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최우수등급을 받았다. 또한 같은 유형으로 분류된 공직유관단체 중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15년 2등급에서 지난해 3등급으로 떨어지더니 올해는 가장 낮은 곳까지 추락한 것이다.

이는 부패방지 시책평가와 청렴도 측정의 성격 및 방식 차이에서 기인한다. 부패방지 시책평가는 해당 기관이 부패를 방지하고,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평가한다. 권익위가 제시한 기준에 맞춰 계획을 잘 수립 및 시행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청렴도 측정 결과는 실제로 얼마나 청렴한지를 확인해볼 수 있는 지표다. 해당 기관과 직접적인 업무처리 경험이 있는 외부인을 통해 외부청렴도를 평가하고, 직원들을 통해 내부청렴도를 측정한다. 또 해당기관과 관련된 학계 인사나 언론인, 시민단체 등이 정책고객평가를 실시하고, 끝으로 수사기관에 의해 적발된 부패사건을 점수에 반영한다.

마사회는 부패방지 시책평가는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청렴도에 있어서는 점점 더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마사회에 쌓인 적폐와도 무관하지 않다. 마사회는 매번 낙하산 인사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현명관 전 마사회장 시절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물의를 빚었다. 최근엔 마필관리사의 잇단 자살로 사회적 지탄을 받기도 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평가 수치를 분석하지 못했으나, 최순실 사태 등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청렴도 측정의 경우 주로 설문조사로 이뤄지기 때문에 부정적인 인식이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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