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시국회가 잇따른 국회의원들의 해외 출장으로 개점 휴업 상태가 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무쟁점 현안만 처리한 채 마무리되는 이른바 '빈손 국회'가 될 것으로 우려했다. 반면, 쟁점 법안들이 여야 지도부간 합의로 처리되는만큼 '빈손 국회'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소집된 12월 임시국회가 개점 직후 사실상 휴업에 돌입했다. 여야 의원들이 잇따라 해외를 방문하면서 쟁점 법안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로 개의한 임시국회가 사실상 빈손 국회로 전락할 우려가 제기됐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지난달 30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을 위해 해외 출장 자제를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하지만 정기국회가 끝나면서 ‘해외 출장 자제령’도 자연스럽게 풀려 각 상임위들이 임시국회 기간 해외 방문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한일의원 연맹 소속 여야 의원 58명이 2박 3일 일정으로 일본방문에 나섰다.

임시국회 기간 해외 출장이 예정된 상임위원회는 국방위·정무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이다.

국방위는 오는 13~20일 미국 하와이와 일본을 찾는다. 이 자리에서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현지 전략자산 전개 현황을 둘러본 뒤 한미동맹 점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다만 일부 의원들은 의회 차원의 안보·외교 목적의 방문이지만 임시국회 일정 상 참석 여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원회는 다음주 주말부터 3박 4일 일정으로 외국 금융당국과 금융기관 실태 조사에 나선다. 소속 의원 5명씩 2개 반을 편성해 일본 도쿄와 베트남 호치민, 홍콩과 싱가포르를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과확기술정보방송통신위도 외국의 4차 산업혁명 추진현황 파악 차원에서 오는 13~16일 중국 상하이·선전·홍콩을 찾는다.

◇ 국회의장·여야 대표도 ‘해외 출장’

정세균 국회의장과 추미애 더불어민주당·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도 ‘의원 외교’에 나선다. 정 의장은 오는 13일부터 20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페루를 방문한다. 정 의장은 방문 기간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과 루이스 갈라레타 국회의장을 만나 양국 교류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한러의원 외교협의회 회장 자격으로 11일, 6박 8일 일정으로 러시아를 찾았다. 일정에는 김병관·박범계·박재호·백혜련 민주당 의원과 김정훈 한국당 의원, 신용현 국민의당 의원 등이 동행했다. 홍준표 대표 역시 ‘북핵 문제 대응 방안' 모색 차원에서 오는 13일부터 15일까지 일본 도쿄를 방문한다. 홍 대표의 일본행에는 김광림·김석기·강효상·박성중 의원 등이 함께한다.

이처럼 의원들이 12월 임시국회 기간 잇따라 해외 출장을 가게 돼 정치권 내부에서는 “쟁점 법안 처리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는 각 상임위별 해외 출장과 당 대표의 의원외교 등으로 인해 국회가 사실상 텅 비게 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서는 임시국회 기간 여야 쟁점이 없는 법안 위주로 처리한 뒤 사실상 ‘빈손 국회’로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쟁점 법안 협상이 각 당 원내지도부 중심으로 처리되는만큼 의결 정족수만 채워지면 문제없이 처리될 수 있을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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