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에 연고를 둔 중견건설사 남양건설의 마형렬 회장(사진)이 골프장 직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한 혐의로 경찰에 피소됐다. <남양건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최근 한 대기업 오너 3세가 불적절한 언행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광주의 한 건설사 회장이 이른바 ‘갑질’ 사건에 휘말려 논란이다. 주인공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98위에 오른 남양건설의 마형렬 회장. 올해로 80세인 마 회장은 한때 자신이 소유했던 골프장에서 근무 중인 여직원을 때리고 폭언 등을 한 혐의로 피소됐다.

◇ “립스틱 진하다”… 골프장 직원 손찌검한 회장님

11일 남양건설과 경찰 등에 따르면 남양건설 마형렬 회장은 지난 1일 골프장 여직원 A씨를 폭행한 혐의로 최근 나주경찰서에 피소됐다. 사건은 현재 A씨의 고소장이 접수된 나주경찰서 강력2팀에 배정돼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만큼 혐의를 단정짓기는 어렵다. 다만 사건 현장 CCTV에 마 회장이 상대적 약자인 골프장 여직원을 위협하는 정황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사회 지도층 인사의 전형적인 ‘갑질’ 논란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CCTV 영상에 따르면 나주 H골프장 그늘집에 모습을 드러낸 마 회장이 근무 중인 A씨 곁으로 다가가는 모습이 포착된다. A씨는 뒷걸음질 치며 근처에 있던 정수기 쪽으로 이동했고, 이를 느릿한 걸음으로 따라간 마 회장은 주먹을 들어 올리며 때릴 것처럼 위협했다. 이에 놀란 A씨가 손을 들어 막는 포즈를 취했지만, 결국 마 회장은 주먹으로 A씨의 왼쪽 뺨을 밀며 손찌검했다. 이후에도 마 회장은 자신을 피해 다니는 A씨를 따라다니며 계속적인 위협을 가한다. 마 회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A씨는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한 채, 왼쪽 뺨을 손으로 부여잡을 뿐이다.

마 회장이 A씨를 폭행한 건 다름 아닌 ‘립스틱 색깔’ 때문으로 전해진다. A씨가 칠한 립스틱 색깔이 과거 이 골프장을 소유했던 마 회장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것이다. A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마 회장이) 술집 여자냐며 입술이 빨갛게 립스틱 쥐 잡아먹듯이 바르고 이 짓거리를 하냐고 따졌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A씨는 당시의 폭언과 폭행의 충격으로 5년간 일해 온 직장을 그만두고 병상에서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방 건설사 최초’… 22대 대한건협 회장 역임

1958년 설립된 남양건설은 광주·전남을 대표하는 건설사다. 최대주주는 서울보증보험(24.30%)으로 대표이사인 마형렬 회장(12.02%)은 이 회사의 3대주주에 올라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시평 30위권 대에 랭크됐던 남양건설은 2010년 회생절차에 돌입하며 급격하게 사세가 기울었다.

지난해 회상절차를 종결했지만 매출액 규모는 전성기 때의 3분의 1수준으로 급락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인 H골프장도 한때 계열사인 남양개발 소유였지만, 모기업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2010년 매각됐다.

폭행 혐의로 피소된 마 회장은 건설업계에서 꽤나 이름이 알려진 인물이다. 제22대 대한건설협회장으로 재직했을 정도다. 비록 2005년 반도건설 권홍사 회장에 패해 연임에는 실패했지만, ‘최초의 지방 건설사 협회장’이라는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본지는 이번 사건이 경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마 회장과 남양건설로부터 구체적인 내용 등을 확인하고자 했지만, 마 회장의 법무대리인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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