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롯데주류 대표가 실적 개선 문제로 고심에 빠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가 맥주 부문의 실적 부진으로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롯데주류는 올해 신제품 출시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올 3분기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같은 막대한 비용 투자에도 시장점유율 확대는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 공격적 마케팅 확대로 수익성 악화 

이종훈 롯데주류 대표는 올 2월부터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을 이끌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초부터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의 각자 경영체제를 도입했있다. 영업통인 이 대표는 롯데의 맥주 시장의 안착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부여받았다. 롯데는 2014년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를 선보이며 맥주시장에 진출한 뒤, 공격적인 투자를 해왔다.

특히 올해는 3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은 중요한 해였다. 롯데주류는 지난 6월 1일 깔끔한 맛을 강조한 라거 맥주인 ‘피츠 수퍼클리어(이하 피츠)’를 야심차게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이른바 ‘소맥(소주+맥주)’ 수요층을 겨냥한 라이트 맥주로 주목을 받았다. 롯데주류는 여름 성수기와 제2공장 완공에 맞춰 야심차게 신제품을 출시,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쳤다.

이재혁 롯데그룹 식품부문 BU장 부회장은 5월 출시 간담회에서 “올해 프리미엄 맥주 ‘클라우드’ 매출 900억원과 신제품 ‘피츠’ 매출 700억원 등 맥주 부문에서 총 매출 1,600억원을 달성하고 향후 맥주 시장 점유율 15%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포부도 밝혔다.

출시 6개월이 지난 현재, ‘피츠’에 대한 업계 평가는 엇갈리는 모양새다. 우선 ‘상표권 표절’ 논란을 비롯해 각종 잡음에 휩싸였음에도 초반 흥행 면에서 선방을 했다는 평가가 있지만 시장 자체의 판도를 뒤흔들만한 히트 제품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적지 않다. 피츠는 출시 100일만에 4,000만병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같은 판매 실적이 실적 개선이나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는지도 의문이다. 롯데칠성음료 올해 3분기 수익성은 주류 부문 부진으로 크게 악화됐다.

롯데칠성음료는 3분기 영업이익이 36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0% 감소했다. 매출액은 6,684억원으로 4.2% 증가했으나 당기순손실 2,283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주류 부문 부진과 주식 손상차손 탓의 영향이 컸다. 특히 3분기 기준 주류부문에서는 222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 적자 전환했다. 이는 맥주 부문의 마케팅 판촉비가 증가한 탓으로 보인다.

점유율 목표치 달성 역시 아직은 갈길이 멀다. 업계에선 롯데주류의 맥주부문 시장 점유율이 4~5% 수준일 것으로 점치고 있다. 롯데주류는 한때 맥주시장 점유율 7%까지 올랐지만 지난해엔 4%대로 하락했다.

◇ 중국시장서 돌파구 찾는 롯데주류… 중국 사드 뒤끝 '부담' 

현재 국내 맥주시장 점유율은 오비맥주가 60%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어 하이트진로 35%, 수입맥주 10% 순을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입맥주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는 갈수록 녹록지 않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류 부문을 이끌고 있는 이종훈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지고 있다. 일단 이 대표는 해외로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이또한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주류는 ‘피츠’에 대한 중국 수출을 개시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문제로 갈등하던 한중 관계가 해빙 무드로 접어들었다는 판단 아래,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이 롯데에 한해서는 여전히 불편한 감정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 중국은 지난달 한국행 단체관광 금지를 해제하면서 롯데그룹 계열사 이용을 불허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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