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 공수의 핵심인 카와이 레너드. 13일 경기에서 이번 시즌 첫 줄장한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레게 머리와 큰 손, 시종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얼굴. 샌안토니오 팬이라면 이 설명만으로도 대번에 ‘카와이 레너드’라는 이름을 떠올릴 것이다. 지난 5월 이후 코트를 떠나있던 카와이 레너드가 다시 NBA 무대로 돌아온다. 샌안토니오 구단은 12일(한국시각) 트위터를 통해 “카와이 레너드가 내일 댈러스전에서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고 공식 발표했다.

샌안토니오는 원래 ‘누군가의 팀’이라는 이름이 썩 어울리지 않는 팀이다. 1997년 이래 팀 던컨이 중심이었던 것은 맞지만 토니 파커와 마누 지노빌리가 없는 샌안토니오도 생각하기 어렵다.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언제나 선수 한 명에게 의존하는 대신 끈끈한 수비와 유기적인 팀플레이 위주의 경기운영을 애용해왔다. 21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팀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그런 샌안토니오를 자신의 팀으로 만들어갔던 것이 카와이 레너드다. 레너드는 데뷔 당시만 해도 수비력밖에 없는 선수란 평가를 받았지만, 샌안토니오 유니폼을 입은 후 슈팅 능력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공격력도 갖춰냈다. 데뷔 후 6시즌 동안 매년 평균득점이 상승했다는 사실은 그의 성실성을 잘 보여준다. 지난 시즌에는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때면 카와이 레너드에게 공격권을 일임하는 ‘레너드 고’ 전략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었다.

카와이 레너드가 샌안토니오에서 차지하는 입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다름 아닌 그가 7개월이나 코트를 밟지 못하게 만든 부상을 입었던 그 경기다. 올해 5월,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8전 전승으로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라온 골든 스테이트를 거세게 몰아붙이며 3쿼터 중반까지 21점차로 크게 앞서갔다. 24분 동안 26득점을 올리며 쾌조의 경기력을 선보였던 카와이 레너드가 그 중심에 있었다. 비극은 그 다음에 일어났다. 레너드가 슛을 던지는 사이 골든 스테이트 선수가 착지점에 발을 집어넣었고, 발을 잘못 디디면서 중심을 잃고 쓰러진 레너드는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에이스를 잃은 샌안토니오는 남은 20여분동안 58점을 실점하며 고개를 숙였고, 시리즈 역시 4대0으로 허무하게 내줬다. 샌안토니오가 ‘카와이 레너드의 팀’이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든 결과다.

레너드 없이 시즌의 3분의1을 치른 지금, 샌안토니오 스퍼스는 19승 8패를 기록하며 7할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시즌 평균 25.5득점을 올렸던 공‧수의 핵이 빠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기적적인 결과다. 이제 레너드가 건강히 돌아온다면 샌안토니오는 다시 대권을 노릴 채비를 마치는 셈이다.

카와이 레너드가 복귀전에서 상대하는 댈러스 매버릭스는 현재 7승 20패로 서부지구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실전감각을 되살려야 하는 카와이 레너드로서는 호재다.

다만 지금 당장 ‘카와이 레너드의 샌안토니오’를 만나보긴 어려울 듯하다. 선수관리에 엄격한 것으로 유명한 포포비치 감독이 레너드의 출장시간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샌안토니오의 16일(한국시각) 휴스턴을 만나며, 17일에는 댈러스를 다시 상대한다. 원래대로라면 10연승을 달리며 리그 최고 승률을 쌓고 있는 휴스턴과 레너드가 돌아온 ‘완전체 샌안토니오’의 맞대결에 관심이 집중될 될 터지만, 선수의 건강한 복귀가 최우선인 만큼 레너드가 30분 이상의 출장시간을 소화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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