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예능5부장으로 승진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웃기는 것은 예능 PD들의 몫”이라고 외쳤던 김태호 PD가 날개를 달았다. 입사 15년 만에 부장 자리에 오른 김 PD가 ‘무한도전’ 뿐만 아니라 침체된 MBC 예능프로그램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MBC에 따르면 김태호 PD는 팀장에서 예능5부장으로 승진했다. 2002년 입사한 김 PD는 최승호 MBC 신임 사장의 인사개편으로 입사 15년 만에 부장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김 PD는 2004년 ‘논스톱4’, ‘코미디하우스’, ‘일요일 일요일 밤에’를 거쳐 2006년 ‘무한도전’을 만났다. 당시 폐지 위기에 처해 있던 ‘무한도전’을 ‘국민예능’의 자리에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김태호 PD의 감각적인 연출력과 센스 있는 아이디어는 무형식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만나 빛을 발했다. 김 PD는 매주 새로운 특집을 내놓는다. 아이템마다 시청자의 반응은 엇갈리지만 신선하고 독창적인 시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툭하면 나오는 위기론과 기존 멤버들의 하차 등 숱한 논란 속에서도 ‘무한도전’이 10년 넘게 묵묵히 자리를 지켜오고 있는 힘이기도 하다.

특히 김 PD는 ‘무한도전’을 통해 단순히 웃음만을 전달하지 않는다. 사회적인 환기가 필요한 주제에 관심을 갖고 이야기를 전한다.

‘배달의 무도’ 특집을 통해 많은 이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우리의 역사적 아픔을 전하기도 하고 ‘내 머릿속의 지우개’ 특집으로 암담한 현실 속 지친 청춘들을 공감하고 위로했다. 녹는 남극과 침몰하는 몰디브를 다룬 ‘나비효과’ 특집을 통해 환경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봅슬레이, 레슬링, 조정 등 비인기 스포츠 종목을 다루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선택 2014’ 특집에서는 ‘무한도전’ 리더를 뽑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투표를 실시하며 공익적인 역할까지 해냈다. ‘국민 내각’ 특집에서는 보다 더 직접적으로 사회적 현안을 다루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달력 판매, 엑스포, 재능 경매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기부하며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김태호 PD는 이제 단순히 프로그램 뒤에 있는 연출자가 아니라 그 자체로 브랜드가 됐다. 예능5부장 자리에 오른 그는 이제 ‘무한도전’을 넘어 MBC 예능프로그램 전체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폐지 위기였던 ‘무한도전’을 살려냈듯 김태호 PD가 MBC 예능국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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