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가 손시헌, 이종욱, 지석훈과 계약을 체결했다. <NC 다이노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대어급’ FA선수들의 행선지가 정해진 뒤 잠잠했던 야구계에 모처럼 계약 소식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NC 다이노스다.

NC는 이번에 FA자격을 취득한 소속 선수 3명과 모두 계약을 체결했다. 1980년생 동갑내기 손시헌, 이종욱과 1984년생 지석훈이다. 손시헌과 이종욱이 대졸, 지석훈이 고졸이어서 모두 2003년에 프로에 입단했다.

손시헌과 이종욱은 두 번째 FA다. 첫 번째 FA때 나란히 두산 베어스에서 NC로 팀을 옮겼다. 두 선수는 워낙 절친으로 알려져 있다. 이적 후에는 이제 막 창단한 NC가 빠르게 안착하는데 상당한 공을 세웠다. 두 선수 덕분에 NC는 안정적인 센터라인을 구축할 수 있었다.

지석훈은 넥센 히어로즈에서 트레이드로 NC 유니폼을 입었고, 팀을 옮긴 뒤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다 생애 첫 FA자격을 취득했다. 내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유틸리티고, 공격에서도 깜짝 활약을 펼친 바 있다.

그런데 이들의 계약규모는 생각보다 작다. 손시헌은 계약금 5억원에 연봉 5억원의 2년 계약으로, 총액이 15억원이다. 지석훈은 계약금으로 3억원을 받고 연봉 1억5,000만원을 2년 간 보장받아 총액은 6억원이 됐다. 이종욱은 계약금 3억원에 연봉 2억원의 1년 계약을 맺었다. 기간도 1년과 2년으로 짧고, 액수도 작은 편이다.

NC의 이번 계약은 최근 야구계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베테랑 노장, 그리고 ‘대어급’이 아닌 FA의 열악한 입지를 알 수 있다.

이종욱과 손시헌은 이제 30대 후반의 노장이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지녔다 해도, 마침표를 찍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들을 붙잡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의 다음을 준비하는 일이다. 이종욱의 1년, 손시헌의 2년 계약은 사실상 이별을 위한 시간이라 할 수 있다.

지석훈은 당장 은퇴가 가까워온 것은 아니지만, 팀 입장에선 3년 이상 장기계약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공격보단 수비 쪽에 특화된 선수이고, 핵심주전이라 볼 순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을 데려갈 팀도 없었다. 선수 자체의 문제라기 보단, 보상규정의 문제로 볼 수 있다. 최소 수억원을 건네거나 보상선수를 빼앗기면서 이들을 데려갈 이상한 팀은 없다. 결국 NC는 선수들의 노고를 보상하면서 부담은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고, 선수들은 이에 수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나마 NC와 세 선수는 고민을 덜고 훈훈하게 연말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아직 계약소식을 전하지 못한 선수들은 올 겨울이 유난히 더 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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