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행복과 불행은 번갈아 찾아온다고 했던가. 2017년 정유년(丁酉年) 연예계도 마찬가지였다. 결혼으로 사랑의 결실을 맺은 스타 커플부터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난 스타들의 안타까운 소식까지 다사다난 했던 연예계를 ‘희로애락(喜怒哀樂)’으로 되돌아봤다.

◇ 즐길 락(樂) : 방탄소년단·워너원·김생민·진선규, 올해의 대세는 ‘나야 나’

올 한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지친 국민들의 마음을 달래준 스타들이 있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무대를 점령하며 침체된 한류시장에 불을 지폈고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을 받은 ‘괴물 신인’ 그룹이 탄생했다. 또 오랜 시간 무명 생활을 끝에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한 스타들의 등장에 대중들은 기쁨과 감동을 느꼈다.

최고의 한해를 보낸 방탄소년단.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2017년은 누가 뭐래도 방탄소년단의 해였다.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은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2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맞았다. 음반과 음원 분야 모두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특히 지난 9월 발표한 앨범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는 142만 장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올해 최고 앨범 판매량을 기록했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해외까지 이어졌다. ‘팝의 본고장’ 미국 음악 시장까지 공략하며 대단한 활약을 보였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K팝 그룹 최초로 톱 소셜 아티스트 부문을 수상한 데 이어 ‘2017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역시 K팝 그룹 최초로 단독 무대를 꾸몄다. 이후 미국 유명 토크쇼 ‘지미 카멜 라이브’, ‘엘렌 드제러너스 쇼’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미국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 11일(현지시각) 발표된 빌보드 연말 결산에서 방탄소년단은 ‘2017 톱 아티스트’ 차트 10위에 오르며 그 인기를 입증했다. 한국 가수로는 최고의 기록이다. ‘톱 아티스트’ 차트는 라디오 방송 횟수와 판매량, 그리고 스트리밍 집계를 종합해 선정된다. 이러한 방탄소년단의 활약은 주춤했던 한류 시장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을 받아 탄생한 괴물 신인 워너원. <워너원 인스타그램>

‘괴물 신인’도 탄생했다.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를 통해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을 받아 결성된 프로젝트 그룹 워너원(강다니엘, 박지훈, 이대휘, 김재환, 옹성우, 박우진, 라이관린, 윤지성, 황민현, 배진영, 하성운)은 ‘역대급’ 팬덤을 형성하며 꽃길을 걷고 있다.

지난 6월 종영된 ‘프로듀스 101 시즌2’는 방송 내내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특히 매회 공개되는 연습생들의 경연 무대와 또 그 무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연습생들의 진심이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넘어 깊은 감동을 안겼다는 평이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국민 프로듀서의 선택을 받은 워너원은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치러진 데뷔 쇼케이스 무대에 올라 2만여 석을 가득 채운 팬들 앞에서 화려하게 데뷔했다. 또 데뷔 앨범 ‘1X1=1 투 비 원(To Be One)’은 선 주문량만 50만 장의 판매고를 올렸고 데뷔 101일 만에 음반 판매량 101만 장을 돌파하며 ‘괴물 신인’의 탄생을 알렸다.

연말 가요 시상식 신인상도 워너원 차지였다. 워너원은 데뷔 4개월 만에 ‘제 1회 소리바다 어워즈’ 신인상, Mnet ‘2017 MAMA in Hong Kong’ 신인상과 남자 그룹상, ‘멜론 뮤직 어워즈’ 신인상과 톱10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러한 인기는 광고계까지 이어졌다. 워너원 멤버들은 화장품, 의류, 식품, 주류 등 다양한 브랜드의 모델로 활약 중이다. 특히 이들이 모델로 나선 거의 모든 제품들은 ‘품귀 현상’을 겪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어 당분간 광고계의 러브콜이 계속될 전망이다.

배우 진선규와 방송인 김생민이 긴 무명 생활 끝에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뉴시스>

오랜 무명 생활을 겪고 빛을 보기 시작한 스타들의 등장도 국민들에게 큰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진선규와 “스튜핏, 그뤠잇”을 외치며 2017년 최고의 유행어를 탄생시킨 ‘통장 요정’ 김생민이 그 주인공이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흑룡파 보스 장첸(윤계상 분)의 오른팔 위성락을 연기한 진선규는 지난 11월 25일 진행된 제 38회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웃음과 감동이 동시에 담긴 그의 수상소감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진선규는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눈물을 흘리며 무대에 올라왔다. 그는 “조선족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다”라고 재치 있는 소감을 전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오랜 무명 생활 동안 자신을 응원해준 아내와 지인들을 향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눈물을 흘려 훈훈한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방송인 김생민은 데뷔 25년 만에 전성기를 맞았다. ‘그뤠잇(Great)’, ‘스튜핏(Stupid)’ 등 올 하반기 최고의 유행어도 탄생시켰다. MBC ‘출발! 비디오 여행’, KBS 2TV ‘연예가중계’, ‘김생민의 영수증’, SBS ‘TV동물농장’, tvN ‘짠내투어’ 등 현재 김생민이 출연하는 고정 프로그램만 5개에 달한다. 개그맨임에도 불구하고 웃기는 재주는 부족한 김생민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왔다. 꾸준한 노력이 있었기에 그의 ‘깜짝’ 성공에 모두가 축하의 박수를 보내고 있다. 특히 그가 전하는 현실적이면서도 ‘웃픈’ 조언은 국민들에게 깊은 공감과 희망을 선사하며 큰 용기를 주고 있다는 평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