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시상식의 계절이 돌아왔다. 각종 연말에 진행되는 시상식은 한 해를 정리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프로그램과 스타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축하하는 축제의 자리다. 2017년 뛰어난 활약으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안긴 예능프로그램과 대상 후보자들을 예측해봤다.

‘나 혼자 산다’ 전현무(좌)와 ‘무한도전’ 유재석이 MBC 연예대상 강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뉴시스>

◇ MBC : 신흥 대세 ‘나 혼자 산다’ 전현무 VS 영원한 유느님 ‘무한도전’ 유재석

MBC는 총파업으로 인해 주요 예능프로그램이 두 달 넘게 결방되며 순탄치 않은 하반기를 보냈다. 연말 시상식 진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MBC 측은 지난 11월 파업 종료 후 방송이 차츰 정상화되며 연예대상 및 각종 시상식을 예년과 같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파업 여파로 침체된 MBC 예능프로그램은 ‘나 혼자 산다’와 ‘무한도전’이 여전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효자 노릇을 해냈다.

‘나 혼자 산다’는 최근 10%(닐슨코리아 기준)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이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방송인 전현무와 개그우먼 박나래, 톱모델 한혜진, 배우 이시언, 가수 헨리 그리고 웹툰 작가 기안84 등 무지개 모임 회원들의 환상의 ‘케미’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 ‘역대급 조합’이라고 불리고 있는 멤버들은 혼자가 아닌 함께 모였을 때 가장 강력한 시너지를 발산하고 있다. 이에 ‘나 혼자 산다’는 팀 자격으로 연예대상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최고의 프로그램 상도 노려볼만 하다. 또 메인 MC격인 전현무의 개인 수상의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전현무는 ‘나 혼자 산다’에서 만능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혜진과 달달한 ‘썸 케미’를 발산하는가 하면 물오른 예능감으로 큰 웃음을 안기고 있다. 아나운서 출신다운 매끄러운 진행 솜씨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고 있다. 또 지난해 방송연예대상에서 패딩을 입고 등장한 기안84를 위해 정장을 선물하는 등 무지개 모임 회장으로서의 역할 또한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러한 활약에 ‘나 혼자 산다’ 출연진도 그를 연예대상 후보로 거론하며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만약 전현무가 MBC 연예대상을 거머지게 된다면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으로서는 첫 대상 수상이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나 혼자 산다’의 유일한 대항마는 영원한 대상 후보 유재석이다. 지난해를 포함해 MBC에서만 총 6번의 대상을 수상한 그는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12년째 이끌어오고 있다. 멤버들의 하차와 숱한 위기론 속에서도 프로그램의 중심축 역할을 해내고 있는 그다.

유재석은 대본 없이 진행되는 프로그램 특성상 자칫 산만해 질 수 있는 분위기를 능숙한 진행 솜씨로 자연스럽게 이어나간다. 또 모든 멤버들과 완벽한 호흡을 자랑한다. 특히 최근 ‘무한도전’에 계속해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조세호와의 ‘케미’는 프로그램에 새로운 재미를 불어 넣고 있다. 유재석의 가장 큰 장점은 성실함. 그가 수년째 정상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꾸준한 자기 관리로 체력을 요하는 도전도 거침없이 해내고 있으며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 하는 모습으로 멤버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압도적인 존재감을 내뿜고 있는 유재석. 그를 빼고 연예대상을 거론할 수 없는 이유다.

2017 MBC 방송연예대상은 오는 29일 오후 8시 55분 생중계되며 슈퍼주니어 김희철과 개그맨 양세형, 모델 한혜진이 사회자로 나선다.

‘미우새’ 신동엽(좌)과 ‘런닝맨’ 유재석. SBS 연예대상의 영광은 누구에게 향할까? <뉴시스>

◇ SBS : 2년 연속 대상 노리는 ‘미우새’ 신동엽 VS ‘런닝맨’ 성공적 부활 유재석

SBS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관찰 예능으로 재미를 봤다. 여전히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미운 우리 새끼’에 이어 ‘동상이몽 시즌2’, ‘싱글 와이프’ 등 새로운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싱글 와이프’는 시즌2로 돌아올 것을 예고하며 종영했지만 ‘동상이몽 시즌2’는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SBS 대표 예능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폐지 위기를 맞았던 ‘런닝맨’은 새로운 멤버들의 합류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미운 우리 새끼’는 20%(닐슨코리아 기준)가 넘는 압도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미운 우리 새끼’ 메인 MC 신동엽은 지난해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도 연예대상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그는 특유의 능청스러운 진행 솜씨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또 신동엽이 ‘미운 우리 새끼’ 뿐만 아니라 ‘TV 동물농장’의 장수 MC로 활약 중이라는 점도 그의 수상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유재석은 MBC에 이어 SBS에서도 대상 후보로 꼽힌다. 올해 초 폐지설로 홍역을 치렀던 ‘런닝맨’은 새로운 멤버(양세찬·전소민)의 합류로 신선한 재미를 더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러한 변화 속 중심을 잡아준 것은 유재석이다. 위기 속에서 멤버들을 다독이며 프로그램을 이끌었고 새로운 멤버와 기존 멤버들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해내며 빠른 적응을 도왔다. ‘런닝맨’의 성공적인 부활의 공을 그에게만 돌릴 수 없지만 그만큼 ‘런닝맨’에서 유재석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무관에 그쳤던 유재석에게 대상의 영예가 주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올해 SBS는 새로운 예능 스타들이 탄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않은 뛰어난 활약을 선보이며 대세 스타 반열에 올랐다. ‘미운 우리 새끼’ 이상민과 ‘동상이몽 시즌2’ 추자현·우효광 부부가 그 주인공이다.

‘미운 우리 새끼’는 반복되는 콘셉트로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궁상민’ 이상민을 투입하며 프로그램에 변화를 꾀했다. 제작진의 선택은 성공적이었다. 이상민은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그의 일상을 가감 없이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빚을 청산하기 위해 채권자의 집 4분의 1에 세 들어 살면서 밤낮없이 일에 매진했다. 특히 이상민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허세를 포기하지 못해 웃음을 안겼다. 그의 진정성 있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깊은 공감과 응원을 보내고 있다.

‘동상이몽 시즌2’ 추자현·우효광 부부도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활동에 집중하며 국내 활동에 뜸했던 추자현은 남편이자 중국 배우 우효광과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 모습을 공개하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국내 활동 경험이 없었던 우효광은 ‘우블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국민 남편으로 등극했다. 최근 2세 임신 소식을 전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두 사람은 SBS 연예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017 SBS 연예대상은 오는 30일 오후 8시 55분 생중계된다. 방송인 전현무와 배우 추자현, 가수 이상민이 MC를 맡는다.

◇ KBS : 시상식 개최 무산… ‘김생민의 영수증’ 아쉬워

김생민이 KBS 연예대상이 무산되면서 수상이 불발됐다. < KBS 2TV ‘김생민의 영수증’ 홈페이지>

KBS는 파업으로 인해 연예대상 시상식 개최가 무산됐다. 연예대상이 불발됨에 따라 KBS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던 예능인들이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특히 데뷔 25년 만에 처음으로 전성기를 맞은 김생민을 향한 아쉬움은 더욱 크게 남았다. ‘연예가중계’ 리포터로 20년 동안 꾸준한 활동을 이어온 김생민은 올해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이며 화제가 됐다. 15분 분량의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시작된 ‘김생민의 영수증’은 뜨거운 인기에 힘입어 1회 70분, 총 10회로 정규 편성을 받아내는 기염을 토했다. 또 합리적 소비를 칭찬할 때 외치는 말인 ‘그뤠잇’과 불필요한 소비를 나무랄 때 쓰는 ‘스튜핏’ 등 올해 최고의 유행어도 탄생시켰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연말 시상식에서 그의 수상이 기대됐지만  KBS 연예대상이 무산되면서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김생민 외에도 ‘해피투게더 시즌3’를 이끌어 오고 있는 장수 MC 유재석과 ‘안녕하세요’ ‘불후의 명곡’ 신동엽, 그리고 ‘해피 선데이-1박2일’ 팀은 파업 전까지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언니들의 슬램덩크 시즌2’와 ‘김생민의 영수증’ 김숙도 올해 KBS 예능프로그램에 남다른 존재감을 발휘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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