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홈런왕 후보로 꼽히는 타자들. 왼쪽부터 재비어 스크럭스, 박병호, 최정, 김재환.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홈런은 ‘야구의 꽃’이며, 홈런을 가장 많이 친 타자는 최고의 스타가 되곤 한다. 그렇기에 ‘홈런왕’이란 타이틀은 무게감이 상당하다.

하지만 홈런왕이 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운칠기삼’이란 말이 있듯, 무척이나 다양한 변수가 존재한다. 상대 투수와 투수의 컨디션, 실투 여부, 바람과 습도 같은 기상여건 등 아주 작은 부분도 홈런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라이벌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심정수는 2002년 46개, 2003년 53개의 홈런을 때려냈는데, 이승엽에 가려 홈런왕 타이틀은 거머쥐지 못했다. 그가 홈런왕이 된 것은 선수생활 끝 무렵인 2007년이며, 당시엔 31개를 기록했다. 46개, 53개를 치고도 얻지 못했던 타이틀을 31개로 얻었다는 것. 아이러니하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올해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것은 누가 홈런왕의 주인공이 되느냐다. 쟁쟁한 거포들이 모여들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타이틀 홀더’ 최정이 있다. 최정은 지난해 46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홈런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시즌이었다. ‘홈런 공장’으로 변모한 SK 와이번스의 ‘공장장’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특히 2016년 40개에 이어 지난해 46개로 성장세를 보이면서 50홈런 돌파 기대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도 부담스러운 존재가 등장했다. 50홈런을 두 번이나 넘어선 박병호가 돌아온 것이다. 박병호는 비록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한국을 떠나기 전 2년 연속 50홈런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4년 연속 홈런왕 역시 대단한 기록이었다.

다만, 박병호에겐 몇 가지 변수가 존재한다. 우선 자신감 및 컨디션 회복과 리그 재적응 등의 과제가 있다. 자칫 예전의 위용을 되찾지 못하거나, 적잖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변수는 홈구장과 팀의 변화다. 박병호가 머물던 시절 넥센 히어로즈는 목동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했다. 때문에 박병호는 아직 고척돔을 홈으로 써본 적이 없다. 고척돔은 통계상 목동야구장에 비해 홈런이 적게 나오는 곳이다. 아울러 타선도 크게 변했다. 박병호의 앞뒤를 받치던 강정호, 유한준 같은 베테랑 강타자 대신 김하성, 마이클 초이스 등과 중심타선을 이룰 전망이다. 물론 김하성과 초이스도 훌륭한 선수지만, 박병호 입장에선 더 큰 견제를 받기 충분한 상황이다.

이들 뿐 아니다. 지난해 홈런 2위를 차지한 윌린 로사리오는 떠났지만, 김재환, 한동민 등은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잔류에 성공한 다린 러프와 제이미 로맥, 초이스, 그리고 재계약 가능성이 높은 재비어 스크럭스 등 외인들의 존재감도 상당하다. 여기에 나이는 다소 있지만, 이대호와 최형우 등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그 어느 해보다 특별한 홈런왕이 될 가능성이 높은 2018년. 과연 그 주인공은 누가 될지 벌써부터 많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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