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2년간의 공백에도 어색함이 없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군 제대 후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드는 활약으로 안방극장을 접수, 완벽하게 복귀에 성공했다. ‘군대 말뚝 설’이 생길 정도로 유난히 부재가 크게 느껴졌던 그였지만 제대 후 제자리를 찾는데 걸린 시간은 단 2개월. 쉴 틈 없는 그의 ‘열일’에 시청자도 반가운 모양새다.

지난해 10월 31일 20여 개월의 군 복무 끝에 팬들 곁으로 돌아온 이승기는 케이블채널 tvN 주말드라마 ‘화유기’와 SBS 일요일 예능프로그램 ‘집사부일체’를 통해 주말 저녁 안방극장을 꽉 채우고 있다. 반응도 좋다. 비록 ‘화유기’가 방송 사고와 스태프 낙상 사고로 논란이 됐지만 지난 7일 방송분이 최고 시청률(6.1%, 닐슨 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승기의 예능 복귀작인 ‘집사부일체’도 호평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화유기’에서 손오공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이승기 < tvN ‘화유기’ 방송 캡처>

◇ 위기의 ‘화유기’도 살려내는 이승기의 존재감

기대를 모았던 이승기의 선택은 ‘화유기’였다. 지난해 12월 23일 첫 방송된 ‘화유기’는 고대소설 서유기를 모티브로 퇴폐적 악동 요괴 손오공(이승기 분)과 고상한 요괴 우마왕(차승원 분)이 어두운 세상에서 빛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드라마. 극중 이승기는 천계에서 인간계로 쫓겨난 손오공 역을 맡았다.

이승기는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자유분방한 손오공으로 완전히 분한 모습이다. 강한 자신감을 장착한 그는 대선배인 차승원 앞에서도 밀리지 않는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능청스러운 연기로 코믹함을 더했고 진선미(오연서 분)를 구하기 위해서는 몸을 사리지 않는다. 액션, 코믹, 그리고 로맨스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는 이승기다.

특히 방송 중단 후 2주 만에 돌아온 ‘화유기’에서 이승기는 삼장 진선미를 향한 ‘직진 사랑꾼’으로 변신,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6일 방송에서 금강고로 인해 진선미를 사랑하게 된 손오공은 그녀를 잡아먹을 때를 위해 준비한 양념을 들고 눈물을 흘려 웃음을 자아냈다.

또 “개짜증나게 사랑한다”라고 거침없이 사랑을 고백하는가 하면 지옥문이 열리는 미래를 본 진선미에게 “세상이 부서져도 당신을 지켜주겠다”라며 ‘상남자’다운 매력도 뿜어댔다. 이승기는 한층 깊어진 감정연기뿐만 아니라 자칫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도 본인만의 매력으로 소화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집사부일체’에서 프로 예능인 면모를 과시하고 있는 이승기 < SBS ‘집사부일체’ 방송 캡처>

◇ 어색함이 뭐죠? 완벽 예능 적응기 ‘집사부일체’

이승기가 노래와 연기에 이어 ‘또’ 잘 하는 것은 예능이다. 나영석 PD, 방송인 강호동과 함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는 SBS ‘강심장’, tvN ‘신서유기’, ‘꽃보다 누나’ 등을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이에 이승기는 예능에서도 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승기의 예능 복귀작 ‘집사부일체’는 인생에 물음표가 가득한 청춘들(이승기·이상윤·양세형·육성재)이 마이웨이 괴짜 ‘사부’를 찾아가 동고동락하며 삶의 지혜를 배우는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12월 31일 첫 방송된 ‘집사부일체’는 10%(닐슨코리아 기준)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어냈다. 지난 7일 방송에서 시청률이 소폭 하락하긴 했지만 신선한 예능인 조합과 콘셉트로 호평을 받고 있다.

‘집사부일체’에서 이승기는 빠른 적응력을 자랑했다. 그동안 많은 스타들이 군 제대 복귀 후 빠르게 변한 예능프로그램 시스템으로 인해 적응에 실패하며 부진을 겪었던 것과 다른 행보라 눈길을 끈다. 특히 ‘군인 아저씨’를 벗어나지 못한 모습이 재미를 더하고 있다. 걸그룹 트와이스를 향한 열렬한 팬심을 드러내고 군대 이야기를 하며 허세를 부리는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멤버들과의 ‘케미’도 좋다. 그동안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막내 역할을 해왔던 이승기는 비투비 육성재를 만나 신분 상승을 했다. 가수와 배우 생활을 병행해오고 있는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은 훈훈한 선후배 ‘케미’를 발산하고 있다. 또 첫 사부로 가수 전인권을 만나 당황한 멤버들 사이에서 이승기는 양세형과 함께 자연스러운 대화로 어색한 분위기를 바꿔나갔고 첫 예능 도전인 이상윤을 위해 직접 몰래카메라를 기획하며 빠른 적응을 도왔다. ‘예능 베테랑’다운 면모로 프로그램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승기가 드라마와 예능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뉴시스>

◇ 보고 또 보고 싶은 이승기

‘만능 엔터테이너’ 이승기는 제대 후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에너지가 꽉 차있다. 이 건강한 에너지를 잘 할 수 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다. 지겹게 보게 해드리겠다는 말 거짓이 아님을 증명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친구처럼 편안한 이미지와 친근함이 가장 큰 무기인 이승기. 그의 ‘열일’이 지겨워질 일은 당분간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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