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핏을 노리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기세가 무섭다. 사진은 골든 스테이트의 에이스 스테판 커리.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결국 클리블랜드도 골든 스테이트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16일(한국시각) 열린 두 슈퍼팀의 맞대결은 다시 한 번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승리로 끝났다. 클리블랜드 수비진이 케빈 듀란트와 스테판 커리라는 두 MVP 플레이어를 모두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골든 스테이트는 이날의 승리로 시즌 36승째를 거두면서 8할 승률을 달성했다. 시즌 첫 일곱 경기에서 3패를 쌓으며 들어야 했던 위기론은 이제 온데간데없다. 더구나 현재까지 기록한 9패 중 네 번은 스테판 커리가 휴식을 취했던 경기들에서 당한 일격이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한 채 플레이오프에 돌입한 골든 스테이트가 더욱 무서운 이유다.

7전4선승제로 진행되는 NBA 플레이오프에서 과연 이들을 네 번이나 꺾을 팀이 존재할까. 확률은 높지 않지만, 도전장을 낼 만한 후보들은 있다.

◇ ‘눈에는 눈, 공격에는 공격’ 휴스턴 로켓츠

대럴 모리 단장이 직접 “골든 스테이트를 격파하는 것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을 정도로 경쟁심이 투철하다. 제임스 하든과 크리스 폴은 스테판 커리와 클레이 탐슨을 맞상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드진에 속하며, P.J.터커와 룩 음바아무테 등 수준급의 수비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특히 휴스턴은 풀 전력의 골든 스테이트와 화력 승부를 벌여 승리했다는 흔치 않은 경험이 있다. 골든 스테이트는 이번 시즌 110점 이상을 올린 31경기에서 30승 1패를 기록 중이며, 이 유일한 패배가 바로 휴스턴과 만난 개막전이다(121점 득점·122점 실점). 팀의 핵심 전력인 제임스 하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두 번째 맞대결에서도 3쿼터까지 시소게임을 벌이며 서부지구 2위다운 저력을 보여준 바 있다. 이번 주 중 복귀가 예정된 제임스 하든의 건강 상태가 관건이다.

◇ 수비 명가의 재건을 꿈꾸는 보스턴 셀틱스

휴스턴의 장기가 공격력이라면 보스턴의 무기는 수비다. 현재까지 45경기를 치르는 동안 25경기에서 상대를 100득점 아래로 막아냈다. 제이슨 테이텀과 제일런 브라운, 테리 로지어 등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베테랑 센터인 알 호포드를 중심으로 뭉쳐 끈끈한 수비조직력을 선보이고 있다.

보스턴의 이러한 팀 컬러는 골든 스테이트를 만났을 때도 그대로 발휘됐다. 두 팀의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골든 스테이트는 단 88득점에 그치는 수모를 겪었다. 승리를 얻어낸 보스턴의 점수는 단 92점. 화려하진 않아도 실속 있는 농구를 보여준 셈이다. 동부지구 1위를 달리고 있는 보스턴이 파이널에 진출한다면 창과 방패의 대결이 다시 펼쳐질 수 있다.

◇ ‘복병’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우승 경쟁을 펼치는 팀들 중 가장 불안정성이 높지만, 동시에 가장 폭발력 있는 팀이기도 하다. 시즌 초 스타 선수들의 역할 분배에 실패하면서 불거졌던 불협화음이 가라앉으면서 순위도 빠르게 상승 중이다. 러셀 웨스트브룩이 3점 슛 시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데 성공한 것이 고무적이다. 다만 최근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며 기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고쳐야 할 점이다.

작년 11월 열렸던 오클라호마시티와 골든 스테이트의 시합, 일명 ‘듀란트 더비’는 잘 풀렸을 때의 오클라호마시티가 어떤 파괴력을 가질 수 있는지 잘 보여준 경기였다. 웨스트브룩이 상대 진영을 헤집고 다니며 34득점을 올리는 동안 스티븐 아담스가 공격 리바운드 여섯 개를 걷어내는 등 에너지레벨에서 상대를 완전히 압도했다. 54.5%라는 높지 않은 승률에도 오클라호마시티가 플레이오프를 기대하고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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