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지난 22일 공개 채용 방식으로 인턴 채용을 마감했다. 그런데 한신평이 제공하는 이력서 양식에 ‘추천인’ 카테고리가 포함돼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가 지난 22일 공개 채용 방식으로 인턴 채용을 마감했다. 그런데 이력서 제출란에서 특이점이 발견됐다. ‘추천인’을 쓸 수 있는 칸이 있는 것. 추천인이 없는 지원자들에게는 추천인 자체가 일부 지원자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 한신평의 이 같은 이력서 양식은 기재 유무에 따라 차별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문제다.

◇ 인턴 채용 이력서에 마련된 ‘추천인’ 기입란… 지원자 “의심스럽다”

한신평은 1998년 설립된 신용평가 기관으로 직원수 120명가량의 중견기업이다. 기업신용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일반투자가에게 신속한 정보 전달을 주 업무로 한다. 신용평가 외에도 각종 유가증권과 금융상품의 등급산정 등을 취급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실제 네이버 검색창에 ‘한국신용평가’를 검색하면 한국신용평가 채용, 한국신용평가 연봉 등이 연관 검색어로 등장한다. 취업 관련 카페에서는 ‘한국신용평가 준비 팁’까지 올라올 만큼 인기가 좋다.

한신평은 취업준비생들의 관심이 높은 곳이기도 하다. 실제 네이버 검색창에 ‘한국신용평가’를 검색하면 한국신용평가 채용, 한국신용평가 연봉 등이 연관 검색어로 등장한다. <한국신용평가 홈페이지>

이 같은 기업의 인기는 인턴 채용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22일 마감된 인턴 채용 소식은 취업 준비생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신평은 지난 10일부터 22일까지 인턴 채용 서류 접수를 진행했다.

한신평은 이 기간 △신용평가 부문 △PF(Project Finance) 부문 △마케팅 부문 등의 인턴에 대한 공개 채용을 진행했다. 지원자들은 한신평이 제공하는 지원서 양식에 따라 이력서를 작성해 지원을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지원서 양식에서 특이점이 발견됐다. 한신평 지원서 기입 카테고리 중 ‘추천인’을 기재하는 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해당 칸은 추천인의 성명을 비롯해 △소속 △관계 △사번 등 매우 자세한 기재가 가능하도록 설정해 놨다. 심지어 ‘추가’ 버튼을 누르면 4~5명 이상도 기재할 수 있는 상황이다.

◇ 한국신용평가 “직원 위한 제도일 뿐… 특혜는 없어”

추천인을 기재할 수 있는 칸은 추천인의 성명을 비롯해 △소속 △관계 △사번 등 매우 자세한 기재가 가능하도록 설정해 놨다. 심지어 ‘추가’ 버튼을 누르면 4~5명 이상도 기재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한국신용평가 홈페이지>

문제는 이 같은 한신평의 지원서가 오해의 소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추천인을 선택하지 않아도 지원이 가능하지만 지원자들에게는 추천인 기재가 특혜로 비춰질 수 있다. 아울러 추천인의 유무에 따라 지원자들이 느낄 상대적 박탈감도 존재한다. 논란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채용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블라인드 채용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한신평의 추천인 기입란은 정부의 정책에 역행하는 셈이다.

한신평 인턴 지원자는 “지원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순간 멍해졌다”며 “평등한 경쟁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취업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들의 저의가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추천인이 있는 지원자들을 위해 우리가 들러리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어 지원을 하면서도 마음이 착잡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한신평 측은 특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추천인은 외국계나 IT계열에서 많이 시행하는 방식”이라며 “추천인이 있는 당사 지원자가 인턴으로 채용되면 추천을 해준 내부 직원에게 ‘좋은 인재를 추천해줘서 고맙다’라는 형식으로 인센티브를 주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지원자에 대한 특혜는 절대 없다. 모두 공평한 채용 심사를 거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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