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코치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그렉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은 NBA에서 손꼽히는 명장이다. 그러나 최근 샌안토니오의 경기력은 예전에 비해 상당히 약화된 모습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세상에서 제일 쓸데없는 걱정은 샌안토니오 걱정’이라는 격언이 있다. 1997년 드래프트에서 팀 던컨을 지명한 후 2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강팀의 지위를 놓치지 않았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위대함을 일컫는 표현이다. 샌안토니오는 던컨‧파커‧지노빌리 등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가 진행된 후에도 잘 짜인 수비전술과 벤치 자원들의 효율적 활용을 통해 꾸준히 높은 승률을 거둬왔다.

그러나 최근 드러난 샌안토니오의 경기력은 그 오랜 믿음마저도 흔들리게 만들고 있다. 지난 10경기 동안 5승 5패, 20경기 기준 11승 9패에 그쳤으며 27일(한국시각) 필라델피아 전에선 전반전 24분 동안 단 31득점밖에 올리지 못하는 빈공을 펼치기도 했다. 샌안토니오는 현재 서부 4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게 0.5경기차로 쫒기고 있으며, 리그 8위와의 격차도 단 다섯 경기에 불과하다. 앞으로 골든 스테이트‧휴스턴과 각각 세 번씩 맞붙어야 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상위시드도 안심할 수 없다.

‘명가’ 샌안토니오의 부진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우선 선수 개개인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졌다. 지난 시즌까지 샌안토니오 공격의 구심점은 ‘포스트 던컨 시대’의 에이스로 부상했던 카와이 레너드지만, 그 카와이 레너드는 이번 시즌 부상으로 단 9경기‧평균 23분밖에 뛰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상태다. 대신 라마커스 알드리지가 평균 22.4득점을 올리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레너드의 빈자리를 메우기엔 역부족일뿐더러 알드리지 본인의 기복도 상당하다.

가드진의 힘도 많이 약해졌다. 포인트가드 패티 밀스와 토니 파커는 서부지구 플레이오프 진출권에 속해있는 어느 팀의 가드진과 비교해도 무게감이 약하며, 특히 수비에서 큰 약점을 드러내왔다. 2년차 가드 디욘테 머레이나 만 40살이 넘은 마누 지노빌리에게 지금 이상의 활약을 기대하는 것도 욕심이다.

결국 선수가 부족하다. 그렉 포포비치 감독이 제아무리 뛰어난 명감독이라 하더라도 전술을 실행할 선수들이 따라주지 못한다면 그 영향력은 상당히 제한될 수밖에 없다. 샌안토니오가 다시 ‘우승전력’으로 발돋움하려면 레너드의 건강한 복귀를 손꼽아 기원하는 것 외의 적극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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