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조선명탐정’이 세 번째 시리즈로 돌아왔다. 이번엔 흡혈귀다. 조선시대 흡혈귀라는 신선한 소재로 돌아온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3’, 감독 김석윤)은 판타지가 더해졌고 웃음이 배가 됐다. 감동은 덤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가 될 수 있을까? 영화 ‘조선명탐정3’의 강점과 아쉬운 점을 짚어봤다. (*지극히 ‘주관적’ 주의)

‘조선명탐정’이 세 번째 시리즈로 돌아왔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포스터, 쇼박스 제공>

◇ 스토리

목에 난 두 개의 이빨 자국,
심장을 관통한 화살촉에 새겨진 글자.

“범인은 뭔가 말하고 싶어 한다. 그렇다면 이것은… 예고 살인?!”

사람들이 기이한 불에 타죽는 미스터리한 사건이 계속되자 명탐정 김민(김명민 분)과 파트너 서필(오달수 분)은 살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다시 뭉친다. 그러던 중 사건 현장에서 자꾸 마주치는 의문의 여인(김지원 분)과 사건이 연관돼 있음을 느끼게 되고 명탐정 콤비는 그녀와 함께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흡혈 괴마 연쇄 살인 사건. 사상 최대 난제를 마주하게 된 김민과 서필은 그 어떤 것도 논리적으로 설명되는 것이 없는 이 기이한 사건 앞에 탈과학수사를 선언하고 사건에 접근한다. 옛 서적에서 기록으로만 이어져 오던 흡혈 괴마를 물리치기 위해 김민과 서필은 새로운 무기 개발도 서슴지 않는다.

3일에 한번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기묘한 사건 앞에서 김민과 서필, 의문의 여인은 머리를 맞대고 다음 예고 살인을 쫓고, 힘을 합쳐 자신들을 추격하는 의문의 검객들을 물리친다. 하지만 사건 현장마다 나타나는 정체불명의 사내 흑도포(이민기 분)의 훼방까지 더해지며 사건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드는데…. 명탐정 콤비는 이번에도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조선명탐정3’이 장기 시리즈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스틸사진, 쇼박스 제공>

▲ 8년 내공 ‘완벽 호흡’ 김명민X오달수- ‘하드 캐리’ 김지원 ‘UP’

1,2편에 비해 모든 면에서 업그레이드됐다. 흡혈 괴마라는 미스터리한 소재를 드라마에 접목시켜 장르적인 재미를 살렸고 김민과 서필의 웃음 ‘케미’는 더욱 쫀쫀해졌다. 감동 코드도 더해졌다. 러닝타임 120분 동안 웃다가 울기를 반복했다.

먼저 명탐정 콤비가 추적하는 사건이 업그레이드됐다. 과학수사로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한 사건에 뛰어들게 된 것. 이에 따라 기존 시리즈 속 김민의 수사 방식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게 됐다. 대폭 업그레이드된 강력한 무기들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할 것으로 보인다.

막강한 호흡도 완성됐다. 2011년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시작으로 2015년 2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오는 2월 개봉을 앞두고 있는 ‘조선명탐정3’까지 무려 8년이라는 시간이 쌓였다. 세 번째 시리즈까지 함께 오는 동안 배우들과 제작진은 더욱 돈독해졌고 더 단단해졌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최고의 호흡을 자신했던 이들의 ‘케미’는 스크린에서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특히 김민과 서필은 한층 진화된 코믹 연기를 선보였다. 3년 만에 김민으로 돌아온 김명민은 업그레이드된 능청스러움에 로맨틱함까지 더했다. 익살스러운 표정과 촌철살인의 대사로 김명민표 코믹 연기를 더욱 완벽하게 완성해냈다. ‘천만 요정’ 오달수와도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최고의 콤비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또 오달수의 영화 ‘올드보이’ 패러디 장면은 ‘킬링 포인트’가 될 듯하다.

김지원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1편 한지민, 2편 이연희를 잇는 세 번째 홍일점 김지원은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전작에서 여주인공들이 수사에 혼선을 주며 그들을 뒤흔들었다면, 이번에는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 나서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김민-서필과 함께하며 웃음과 긴장을 동시에 불어넣는 결정적 역할을 한다.

김석윤 감독은 “여주인공이 능동적으로 스토리를 끌고 가면서 전체적으로 훨씬 풍성한 작품이 완성됐다”고 밝혔다. 첫 사극에 도전한 김지원은 의상부터 말투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의문의 여인 역할을 훌륭하게 잘 해냈다. 액션부터 코미디, 멜로까지 ‘하드 캐리’한 그녀다. 스크린을 통해 만난 김지원의 미모도 더욱 빛이 났다. 보는 내내 감탄했을 정도. 김명민의 말처럼 ‘김지원에, 김지원에 의한, 김지원을 위한’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이 밖에도 신출귀몰 의문의 괴마 흑도포와 월영을 노리는 미스터리한 검객 천무(김범 분)의 존재는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으며 재미를 더했다.

▼ 김지원 오니 오달수 갔다? ‘DOWN’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은 기존 캐릭터의 비중을 감소시켰다. 김민이 가는 곳은 어디든 따라가는 그의 오랜 영혼의 단짝이자 파트너 서필은 갑자기 나타난 미스터리한 여인에게 또다시 정신이 팔린 김민에게 서운함을 토로한다.

“그동안 쌓은 정이 얼마고 같이 보낸 밤이 얼마인데 이런 애 때문에 나를 버려요?”라고 쏘아붙이던 서필.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극이 진행될수록 서필의 분량은 작아져만 갔다. 김민과 서필 콤비의 활약을 오랜 시간 기다려왔던 팬들에게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결말에 관한 것이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밝힐 수는 없지만 사건 해결의 일부분이 급마무리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쫄깃한 결말을 선사했지만 약간의 찝찝함을 남겼다.

배우 김명민이 ‘조선명탐정’ 세 번째 시리즈에도 출연한다.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 포스터, 쇼박스 제공>

◇ 총평 

전체적으로 좋았다. 솔직히 ‘DOWN’ 섹션을 채우는데 약간의 어려움이 따랐다. 그만큼 고민해야만 찾아낼 수 있는 단점이라는 뜻. ‘전작보다 나은 속편 없다’라는 속설이 ‘조선명탐정’에서만큼은 깨질 듯하다. 신선한 소재와 더 깊어진 스토리, 더욱 강력해진 웃음 코드와 눈물을 쏙 빼는 감동까지, ‘조선명탐정3’은 1,2편보다 확실히 진화했고 더 강력해졌다. 시리즈물을 찾아보기 힘든 충무로에서 살아남아 세 번째 흥행을 노리고 있는 ‘조선명탐정’은 장기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3탄은 4,5탄으로 가기 위한 굳히기 판”이라던 김명민의 ‘빅 피처’가 실현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2월 8일 개봉.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