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실의 줌인] ‘흥행 보증수표’ 김지원의 매력탐구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배우 김지원. <쇼박스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나 예쁜 척하면 재수 없지? 근데 나도 진짜 곤란하다. 나는 예쁜척하는 게 아니라 그냥 예쁘게 태어난 건데. 그거를 남들이 막 예쁜척하는 거라고 그니까는 애라는 힘들어 흥. 흥.” - KBS 2TV ‘쌈 마이웨이’ 속 애라의 대사

주먹을 부르는 대사도 ‘찰떡’ 같이 소화한다. 등짝에 스매싱을 날려도 모자랄 판인데 ‘납득’이 간다. 예쁜 척이 필요 없는 배우 김지원이 소화했기 때문일까. 빼어난 미모에 연기력까지 겸비한 김지원이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까지 접수하며 2018년에도 ‘미친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2010년 CF로 데뷔한 김지원은 인형 같은 외모와 상큼 발랄한 매력으로 등장과 동시에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후 드라마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2011),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 ‘연애를 기대해’(2013) 등과 영화 ‘로맨틱 헤븐’(2011), ‘무서운 이야기’(2012, 2013), ‘좋은 날’(2014)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차근차근 연기 내공을 쌓았다.

김지원이 배우로서 본격적으로 주목을 받게 된 작품은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 ‘상속자들’(2013). 극중 김지원은 도도한 재벌가 상속녀인 유라헬로 분해 남다른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활약으로 김은숙 작가와의 인연은 KBS 2TV ‘태양의 후예’로 이어졌다.

‘태양의 후예’ 윤명주와 ‘쌈 마이웨이’ 최애라로 분해 인생 캐릭터를 완성한 김지원. < KBS TV 공식 홈페이지>

최고 시청률 38.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2016년 신드롬급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김지원은 여군 윤명주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은 물론, 인생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그동안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 탓에 도도하고 여성스러운 역할을 주로 연기했던 김지원은 긴 머리를 싹둑 자르고 털털하고 중성적인 매력의 여군으로 완전히 변신하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1년 만에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김지원은 또다시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다. KBS 2TV ‘쌈 마이웨이’ 최애라를 만난 것. 부족한 스펙 때문에 마이너 인생을 강요하는 현실 속에서도, 남들이 뭐라던 ‘마이웨이’를 가려는 마이너리그 청춘들의 성장로맨스를 담은 드라마인 ‘쌈 마이웨이’에서 김지원은 아나운서 지망생이지만 백화점 안내 직원이 된 최애라 역을 맡았다.

꿈보다는 현실에 타협한 20대 청춘의 짠내나는 삶을 실감 나게 표현하며 공감을 불러일으킨 김지원. 상대 배우 박서준(고동만 역)과의 ‘케미’도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오랜 우정에서 사랑으로 변하는 과정에서는 풋풋한 설렘을,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을 함께 나눌 때는 절절한 눈물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또 김지원은 망가짐도 불사하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많은 호평을 얻었다. 특히 김지원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가장 잘 드러난 ‘애라의 애교’ 장면은 TV 속 한 장면을 더빙하는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돼 지난해 SNS를 강타,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선명탐정3’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낸 김지원이 흥행 일등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조선명탐정3’ 스틸 컷. 쇼박스 제공>

2018년 김지원의 활약은 스크린으로 이어졌다. ‘조선 명탐정’ 세 번째 시리즈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한 것. 한지민(‘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 이연희(‘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에 이어 세 번째 홍일점으로 합류한 김지원은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한국판 셜록홈즈’라 불리며 한국형 시리즈물의 시작을 알린 ‘조선명탐정’은 2011년 1월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시작으로 2015년 2월 ‘조선명탐정: 사라진 놉의 딸’, 지난 8일 개봉한 ‘조선명탐정:흡혈괴마의 비밀’(이하 ‘조선명탐정3’)까지 한국형 시리즈물의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인기리에 상영 중인 ‘조선명탐정3’은 괴마의 출몰과 함께 시작된 연쇄 예고 살인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명탐정 김민(김명민 분)과 서필(오달수 분), 기억을 잃은 괴력의 여인(김지원 분)이 힘을 합쳐 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수사극.

빼어난 미모에 연기력까지 겸비한 김지원이 브라운관을 넘어 스크린까지 접수했다. <쇼박스 제공>

극중 김지원은 기억을 잃은 채 두 콤비 앞에 나타난 묘령의 여인 월영 역을 맡았다.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하지만 웬만한 장정들도 제압할 수 있는 괴력의 소유자. 첫 사극 도전에서 김지원은 코미디부터 멜로, 액션까지 다양한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또 점차 기억을 찾아가면서 변화하는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며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명민도 김지원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최근 진행된 ‘조선명탐정3’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작품은 김지원의, 김지원에 의한, 김지원을 위한 영화”라며 “매력 어필을 제대로 한 영화다. 1,2탄과 비교했을 때 견주기 힘들 정도로 가장 압도적인, 견줄 수 없는 최고의 여배우”라고 극찬했다.

맡은 역할마다 인생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김지원이다. 악녀든 군인이든 흡혈귀든 맞춤옷을 입은 듯 무엇 하나 모자람이 없다. 아름다운 미모는 덤이다. 데뷔 9년 차인 김지원은 올해 우리 나이로 27살. 보여준 것보다 보여 줄 날이 더 많이 남은 김지원.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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