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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제약, 60년 만에 노조 설립… 무엇이 문제인가
[인터뷰 - 서대원 민주제약노조 코오롱제약지부장] “잘못된 관행 바로잡기 위해 최선 다할 것”
2018. 02. 28 by 조나리 기자 spot@sisaweek.com
코오롱그룹의 계열사인 코오롱제약이 창립 60여년 만에 노동조합이 결성됐다. <코오롱제약>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코오롱제약은 우수한 의약품 개발을 통해 인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일할 맛 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회사와 임직원이 함께 성장해 나가겠습니다.”

코오롱제약 홈페이지에 소개된 글이다. 하지만 포부와 달리 코오롱제약은 투자에서도, 일할 맛 나는 조직문화 만들기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최근 코오롱제약 영업부 직원들을 중심으로 노동조합이 설립, 국내 제약사 중 처음으로 연합 노조인 민주제약노조에 가입했다. 노조는 회사 내 부당한 인사조치는 물론 소극적인 투자 등이 회사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이같은 문제들이 그룹 차원의 무관심 속에서 오랜 시간 방치돼 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오롱제약은 지난 1월 2017년 공정거래위원회 자율준수프로그램(CP)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하기도 했다. 이우석 코오롱제약 대표이사는 지난해 12월 11일 반부패 경영시스템 확립을 위한 ‘ISO37001 인증 선포식’에서 “윤리경영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라며 “리베이트 청정회사로서 윤리경영을 조직문화에 뿌리 내리겠다”고 밝혔다.

서대원 민주제약노조 코오롱제약지부장은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리베이트를 없애고 흑자로 전환되기까지 영업사원들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서 지부장은 “지금처럼 코드인사가 판치고 투자보다는 현상 유지식의 경영으로는 더 이상의 발전이 어렵다”면서 “지금이라도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노사가 함께 상생하는 회사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시사위크>가 60년 만에 노조를 설립한 코오롱제약 노조지부장을 28일 잠실 모처에서 만났다.

다음은 
서대원 민주제약노조 코오롱제약지부장과의 일문일답.

- 노동조합 결성까지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주된 이유는?

“우리 회사는 그룹사다보니까 경영에 어려움이 많다. 지난해 코오롱제약이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지만 이는 (코오롱)그룹 매출 대비 1% 가량이다. 사장단에서 보기에는 제약이 그룹 내 있는 그냥 작은 회사일 뿐이다. 때문에 사장도 타 그룹사 대표와 겸임을 하거나 혹은 정년이 얼마 남지 않은 분들이 거치는 식의 자리가 되기도 했다.

물론 지금 대표님(이우석 대표)은 2007년부터 10년을 코오롱제약 대표이사로 계시지만 코오롱생명과학과 티슈진 등 코오롱그룹 내 3개사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의 경우 제약과 어느 정도 연관성은 있지만 분명히 다른 사업이다. 또 코오롱생명과학은 상장사지만 코오롱제약은 비상장회사다. 코오롱제약이 다른 회사보다 관심이 덜 갈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 사내 인사발령과 관련해 문제제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비효율적인 인사를 많이 한다. 순환보직이라고 하는데, 지역만 바뀌고 영업부에서 영업부로 가는 식이다. 또 서울에서 팀장을 맡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갑자기 협의 없이 지방으로 발령을 내린다던지 하는 식이다. 그렇게 갑자기 타지방으로 발령을 낼 경우 회사에서 생활보조금을 지급하는데, 애초에 안줘도 될 돈을 주는 것 아니냐. 회사만 손해다. 문제는 이 배경에 보복성 인사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엄연히 회사 내에 인사발령 및 승진 등의 기준이 있음에도 코드인사가 심각한 상황이다. 특이 영업부가 심각하다.”

- 왜 유독 영업부에서 그런 인사가 많이 나오는가.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실질적으로 영업팀 직원들의 인사발령 권한이 있는 분이 회사의 견제를 받지 않고 있다. 지난해도 인사발령 과정에서 코드인사 줄 세우기에서 빠진 직원들에 대해 임시적으로 부서를 만들어 배치시켰는데 딱히 할 일도 없고, 여러 말이 나오면서 다시 부서를 철수시킨 일도 있었다. 그러다가 이를 회사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를 했고, 올해 1월 어느 정도 제재 조치가 있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코드인사 라인들이 회사의 주요위치에 있는 실정이다.

두 번째 이유는 영업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마치 인사나 회계, 마케팅 등은 전문분야고 영업은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회사 내에서도 부서 간에 인사이동이 적다. 거의 말뚝 수준이다. 영업부도 말뚝이고 타 부서도 말뚝이지만 그 배경에 깔린 인식이 다르다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다.”

- 제약에서 영업부는 주요 부문이지 않나.

“물론 영업은 누구나 할 순 있다. 그러나 누구나 잘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영업에서만 20년을 몸담으면서 느낀 것이다. 영업도 자신만의 노력을 통해 만든 노하우가 있다. 요즘은 제약사들이 신약개발에 열을 올리고 과감히 투자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도 복제약을 통한 매출을 무시하지 못한다. 만약 50개 제약사가 같은 복제약을 판매한다면 거기서 선택을 받는 것은 영업 담당자의 개인 역량에 달려있는 것이다. 제품보다 담당자를 먼저 신뢰하게 만드는 일이 영업인데, 회사에선 영업사원을 그냥 ‘약 파는 사람’ 정도로 여기는 모습이다.”

- 이번 노조도 영업부를 중심으로 꾸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 사측의 그런 인식 때문에 실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

“일단 영업부 내 건전한 대화나 건의가 불가능하다. 상명하복식 문화라고 보면 된다. 예컨대 회사에서 영업사원들의 인사평가를 위해서 병의원에서 거래 내역을 받아오라고 하는데 현재 민주제약노조에 가입된 14개 제약사 중 아무도 그렇게 하는 곳이 없다. 병원에서도 불편해하고, 거절하는 곳도 있는데 그럴 경우 인사평가를 못 받는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런 부분을 문제제기 하기가 어려운 분위기다.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라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직원들이 아예 말을 하지 않는다. 해서 뭐하겠는가. 지금 시대에 그런 방식으로 조직이 성장하겠는가.

또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코오롱제약은 리베이트가 없다. 2010년 ‘리베이트 쌍벌제’가 도입될 무렵 지금의 대표님이 리베이트를 전부 없앴다. 그러다보니 3~4년간 매출이 마이너스였다가 2~3년 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그 과정에서 영업사원들의 노력이 상당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을 회사 차원에서 잘 알아주지 않다보니 사기가 저하될 때도 있다.”

서대원 민주제약노조 코오롱제약지부장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내부 문제들을 언급하고 있다. <시사위크>

- 회사에서는 그런 문제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나.

“아까도 언급했듯이 그룹에서 코오롱제약에 관심이 없다보니 이런 일들이 오래 동안 쌓여왔다고 생각한다. 그냥 ‘적자만 아니면 된다’는 식이다. 그러다보니 투자도 꺼려한다. 지출이 되다보니까. 한마디로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다고 보면 된다.”

- 요즘 제약사들은 신약개발 등 투자도 과감히 하고 제약 외 사업도 확장하는 추세인데.

“지금 국내 제약사들이 다 호황이다. 물론 우리도 적자는 면하고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투자가 안되고 있다는 게 향후 성장의 걸림돌이다. 흑자긴 하지만 매년 성장폭이나 규모는 미미한 실정이다. 과거 20년 전만해도 우리 회사와 한미약품의 매출이 비슷했다. 하지만 지금 코오롱제약과 한미약품이 비교대상이나 되나. 동종업계는 지금 수십배의 성장을 했는데 우리만 멈춰있다.

그러다보니 약품도 매번 품절사태를 맞고 있다. 지난해 어렵게 1,000억원 매출을 달성했지만 지금 공장은 400억~500억원 수준의 공급을 맞출 수 있는 규모다. 약이 품절되니 영업을 할때도 불편함이 많다. 제때 공급이 돼야 하는데 신뢰가 깨지는 것이다. 2~3년 전부터 공장 증설에 대한 기안을 올렸지만 진척이 없다.”

- 회사에서 직원들의 노조 가입을 막고 있다는 얘기도 있던데 사실인가.

“영업부 자체에서 영업사원들에게 일일이 전화해서 가입을 하지 말라거나 인사팀에서도 가입을 했는지 확인전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또 가입을 할 경우 팀장이나 관리자로 올라가기 어렵다는 식의 무언의 압박을 주고 있다.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될 시 엄격하게 위법행위에 따른 책임을 물을 것이다.”

- 그런 분위기라면 앞으로 활동에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

“지금은 그렇지만 공장 직원들도 가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부에서 시작했지만 모든 직군으로 늘려나가는 것이 목표다. 또한 회사도 지금은 마냥 부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노조가 진정으로 회사의 성장과 상생을 위한 노력을 보여준다면 달라질 것이라 믿고 있다. 실제 노조도 그런 방향으로 가야한다. 산별노조에 가입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무늬만 노조가 아니라 직원들이 경영상 문제들을 바로잡고 회사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 그런 발전을 위해 코오롱제약이 해야 할 노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엇보다 겸임 대표 체제가 아닌 코오롱제약에 애정과 열정을 가진 분이 사장으로 오셨으면 좋겠다. 그룹에서도 다른 제약사들의 성장을 보고 코오롱제약에 필요한 투자가 지원됐으면 좋겠다. 다른 건 몰라도 당장에 품절사태는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또한 회사 내 인사 기준을 준수하고, 지금의 수직적인 문화가 아닌 수평적인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 지금으로선 소통만 잘되도 회사가 엄청 성장할 것 같다. 소통은 단순히 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천으로 옮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을 통해 서로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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