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분기 기준, 대교는 (주)크리스탈원에 판매비와 관리비 명목으로 18억6,700여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난다. 크리스탈원 입장에선 해당 규모만큼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교육기업 ‘대교’는 고배당 외에도 강영중 회장의 두 아들 회사와의 거래규모로도 관심을 집중시킨다.

주인공은 ‘㈜크리스탈원(구 투핸즈미디어)’이라는 회사다. 2004년 설립된 이 회사는 교육정보 월간지의 출판, 여행알선 및 보험대리점업을 주 사업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분은 강영중 회장의 두 아들인 강호준, 강호철 씨가 각각 49.02%(2016년 12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인 셈이다.

전자공시에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크리스탈원은 대교홀딩스를 비롯해 대교, 대교에듀캠프 등 대교그룹 계열사들과 거래관계를 맺고 있다. 회사 주소지 역시 대교 본사인 서울 관악구 대교타워다.

최근 3년간 거래내역을 살펴보면, 2014년 18억6,400여만원의 매출 중 15억2,700여만원이 이들 계열사들과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매출의 82% 가까이가 내부거래를 통해 얻어졌다. 특히 전체 매출 중 14억7,000여만원은 대교로부터 나왔다. 전체매출의 78%에 달한다.

2015년도 사정은 비슷하다. 매출 18억9,500여만원 중 15억8,800여만원이 내부거래(83.8%)로 발생했다. 대교와의 거래에서는 15억1,600여만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2016년엔 20억5,400여만원 매출 중 16억5,600여만원이 내부거래로 얻어졌다. 전년대비 낮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80%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대교에서는 15억6,000여만원의 일감을 몰아 받았다.

강영중 회장의 두 아들, 강호준·강호철 씨가 각각 49.02%(2016년 12월 기준)를 보유하고 있는 (주)크리스탈원은 매출 80% 이상을 대교그룹 계열사들과의 거래에서 얻고 있다. 사진은 (주)크리스탈원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2017년 감사보고서는 아직 공시되지 않았다. 다만 대교의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대교는 ㈜크리스탈원에 판매비와 관리비 명목으로 18억6,700여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난다. ㈜크리스탈원 입장에선 해당 규모만큼의 매출이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교 측은 <시사위크>에 보낸 답변서를 통해 “현재 대교와 ㈜크리스탈원은 거래 내역이 없다”고 알려왔다. 지난해 3분기 이후 대교와의 거래는 전혀 없다는 것. ㈜크리스탈원이 담당했던 사업부문을 대교 자체적으로 해결하면서 이 회사와 거래규모가 ‘0원’이 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대교 계열사들이 ㈜크리스탈원에 일감을 몰아준 것은 꽤 오래 전부터 이어져왔던 일이다. 감사보고서가 공개된 2011년 이후 평균 80%가 넘는 내부거래를 기록해왔다. 계열사는 오너 일가의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오너 일가는 손쉽게 안정적인 수익을 얻는 전형적인 일감몰아주기 행태다. 무엇보다 대교는 아이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국내 대표적인 교육그룹이다. 교육기업이 보여야 할 ‘모범’과는 거리가 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대교홀딩스 등 62개 지주회사에 매출 현황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주회사의 수익 구조가 지주회사 제도 도입 취지에 부합하는지, 그 과정에서 일감몰아주기 등의 문제가 없는지, 나아가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지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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