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가 올해도 세리에A를 정복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유럽의 주요리그에서 특정 구단의 ‘독재’가 가장 공고한 곳은 이탈리아 세리에A다. 2011-12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유벤투스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올 시즌엔 나폴리의 기세가 매서웠다. 2월말까지 22승 3무 1패 승점 69점으로 1위 자리를 꾸준히 지켰다. 유벤투스가 경기를 덜 치른 점도 있었지만, 흔들림 없는 나폴리의 행보가 없었다면 지키기 힘든 자리였다.

하지만 3월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 나폴리는 AS로마에게 일격을 당하더니 난적 인터밀란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반면, 유벤투스는 라치오, 우디네세, 그리고 아탈란타를 상대로 모두 승리를 챙기며 마침내 나폴리로부터 1위 자리를 빼앗아왔다.

이로써 23승 2무 2패 승점 71점을 기록한 유벤투스는 아직 1경기를 덜 치르고도 나폴리보다 승점 1점을 앞서게 됐다. 덜 치른 1경기까지 승리한다고 가정할 경우 승점 차는 4점으로 벌어진다.

승점 4점이 큰 차이는 아니다. 남은 경기가 8~9경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역전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차이다. 하지만 그것이 유벤투스라는 점이 문제다. 유벤투스는 현재 리그에서 12연승을 달리고 있다. 최근 9경기에선 아예 실점도 없는 완벽한 경기를 치르고 있다. 12연승을 달리며 기록한 실점은 1점에 불과하다.

남은 일정에서 유벤투스와 나폴리는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다. 만약 이 경기를 유벤투스가 승리할 경우, 우승을 확정짓는 것과 다름없게 된다. 나폴리는 유벤투스를 꺾는 것은 물론, 남은 모든 경기를 승리하고 누군가 유벤투스를 꺾어주길 기대해야 한다. 혼자만의 힘으로 유벤투스의 독재를 끊는 것은 불가능하다.

유벤투스가 잘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리그의 발전이나 팬들의 흥미 등을 고려하면 썩 긍정적인 결과는 아니다. 실제로 유벤투스의 독재가 이어지는 동안 세리에A의 위상은 크게 추락했다. 유벤투스를 견제하던 AC밀란과 인터밀란은 더 이상 예전의 기세를 찾아보기 어렵다.

얼마 남지 않은 올 시즌, 세리에A는 올해도 ‘유벤투스 독재’가 계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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