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에게 ‘소확행’을 선물한 ‘윤식당2’ < tvN ‘윤식당2’ 포스터>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해외에서 작은 한식당을 운영하는 기본 콘셉트는 시즌1과 같다. 장소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유럽의 작은 마을로 옮겼고 비빔밥, 잡채, 김치전 등 조금 더 다양한 한식 요리가 소개됐다. 그리고 새 아르바이트생을 뽑았다. 큰 변화는 없었다. 그럼에도 ‘윤식당2’는 tvN 역대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뜨거운 인기를 얻었다.

지난 1월 5일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윤식당2’는 배우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 박서준이 스페인 테네리페 섬 가라치코 마을에서 작은 한식당을 열고 운영하는 이야기를 담은 나영석 PD팀의 예능. 지난해 방송된 시즌1 인기에 힘입어 시즌2로 제작됐다.

‘윤식당2’은 최고 시청률 16%(5화)를 기록하며 역대 tvN 예능 시청률 1위에 등극, 케이블 예능의 시청률 역사를 새로 썼다. 영업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된 ‘윤식당2’ 16일 방송도 13.4%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에 올랐다. 시즌1(최고 시청률 14.1%, 이상 닐슨코리아 기준) 인기를 뛰어넘은 ‘윤식당2’. 시청자들에게 유난히 많은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윤식당2’에서 어른의 품격을 보여준 배우 윤여정 < tvN ‘윤식당2’ 캡처>

◇ ‘막강 호흡’ 윤여정·이서진·정유미

시즌1부터 함께 한 윤여정과 이서진, 정유미는 시즌2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프로그램의 중심을 잡았다. 시즌1에서 다소 어색한 모습을 보였다면 시즌2에서는 함께 한 시간이 쌓인 만큼 더욱 편안하고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톡톡히 해낸 세 사람의 활약은 단연 최고의 성공 비결이다.

‘메인 셰프’ 윤여정은 후배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하고 수평적 관계를 유지했다. 나이를 앞세워 굳은 일을 떠넘기지 않고 자신이 맡은 일에는 책임을 다했다. 또 후배들의 실수는 따듯하게 감싸면서도 자신의 잘못에는 ‘쿨한 반성’으로 ‘진짜 어른’의 품격을 보여줬다. 윤여정의 모범으로 직원들도 솔선수범했고 화목한 ‘윤식당’이 완성될 수 있었다.

‘윤식당2’에서 활약한 배우 이서진(왼쪽)와 정유미 < tvN ‘윤식당2’ 캡처>

이서진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신메뉴 개발과 손님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연구하며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여기에 남다른 경영 감각이 더해져 ‘윤식당2’ 최고 매출도 이끌어냈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홀과 주방을 전체적으로 조율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또 이서진은 ‘외모’로도 ‘열 일’했다. ‘윤식당2’를 찾은 손님들은 이서진의 잘생긴 외모에 감탄했다. ‘한국 남자는 멋있다’라는 이미지를 세우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이서진이다.

보조 셰프에서 ‘윰과장’으로 승진한 정유미도 ‘윤식당2’ 성공의 일등공신이다. 밀려드는 주문에 윤여정이 당황하지 않게 상황을 조율하고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태도로 분위기 메이커를 자처했다. 사랑스러운 매력도 배가 됐다. 정유미가 전하는 밝은 에너지에 시청자들의 미소도 떠나지 않았다.

‘윤식당2’에서 만능 활약을 펼친 배우 박서준 < tvN ‘윤식당2’ 캡처>

◇ ‘신의 한수’ 박서준

공연 일정으로 합류하지 못한 시즌1 아르바이트생 신구의 빈자리를 채우게 된 박서준. ‘윤식당2’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된 지금, 나영석 PD의 선택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고 있다.

만능 활약이었다. 박서준은 홀 서빙부터 주방 보조까지 종횡무진 활약했다. 장보기부터 재료 손질까지 주방 일을 거들었다. 또 디저트에 사용되는 아이스크림을 미리 떠놓는 등 세심한 배려로 정유미의 일손을 줄여줬다. 매사에 솔선수범하는 막내의 모습에 이서진은 “정말 괜찮은 사람”이라며 “나이는 어리지만 진중한 면이 있다. 일도 열심히 한다”고 칭찬했다.

홀에서도 박서준은 빛났다. 스페인으로 떠나기 전 언어에 유독 자신 없는 모습을 보였던 박서준은 짧은 시간 안에 기본적인 스페인 회화를 마스터해 놀라움을 안겼다. 꼼꼼한 메뉴 설명은 기본이었다. 박서준의 이러한 노력으로 손님들도 더욱 편안하게 ‘윤식당’을 즐길 수 있었다.

나영석 PD도 박서준의 활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근 진행된 ‘윤식당2’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없었으면 큰일 날 뻔한 멤버다. 급하게 섭외했는데 손이 굉장히 빠르고 일을 금방 배운다. 식당에 정말 큰 도움이 됐고 젊은 열정이나 에너지가 시청자들에게도 긍정적으로 다가가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윤식당2’에 따듯한 감동을 선사한 마을 주민들 < tvN ‘윤식당2’ 캡처>

◇ 꿈꾸게 만든 가라치코 마을 사람들

‘윤식당2’와 시즌1의 가장 큰 차이는 ‘관계 맺기’다. 시즌1에서는 발리를 찾은 관광객들이 ‘윤식당’을 찾았다면 시즌2에서는 가라치코 마을에 사는 이웃 주민들이 단골손님이었다. 그들과 ‘윤식당2’ 식구들은 단순히 식당 주인과 손님의 관계가 아닌 마음을 나누고 우정을 쌓아나갔다. ‘윤식당’을 보내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던 마을 주민들의 모습은 따듯한 감동을 선사했다.

또 식당을 찾은 손님들의 대화를 엿들으면서 시청자들은 공감을 통한 위로를 받기도 하고 그들의 삶의 방식에서 교훈을 얻기도 했다. 특히 한국의 노동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나는 조금 일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싶다”며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가치를 중요시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는 바쁜 일상 속 소중한 사람과 밥 한 끼 함께 하기 힘든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대리 만족’을 느껴야 하는 현실이 때로는 씁쓸함을 주기도 하지만 동시에 진정한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한 번쯤은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듯하다. 현재 내가 처한 현실에 대한 ‘좌절’보다는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꿈꾸게 한 ‘윤식당2’다.

◇ ‘나영석 매직’으로 완성된 ‘소확행’ 

‘나영석 매직’은 또 통했다. 배꼽 빠지는 큰 웃음은 없었지만 TV를 보는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절로 ‘힐링’이 되는 편안함을 선물하며 착한 예능의 힘을 보여줬다. “‘윤식당2’는 꿈의 식당”이라던 나영석 PD. 그가 선사한 판타지는 시청자들의 ‘소확행’이 되기에 충분했다. ‘윤식당’ 시즌3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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