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로 4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배우 정유미 < CJ E&M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밀려드는 주문에 앉을 새도 없다. 지치고 힘들지만 얼굴 한 번 찌푸리지 않는다. 아이스크림 한 입에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보기만 해도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사랑스러운 ‘윰과장’ 정유미. 이제 그녀를 떠나보내야 하지만 슬프지 만은 않다. 본업인 ‘배우’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배우 정유미는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윤식당2’과 드라마 ‘라이브’(연출 김규태, 극본 노희경)를 통해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비록 ‘윤식당2’가 오는 23일 감독판을 끝으로 종영하지만 ‘라이브’를 통해 시청자의 아쉬운 마음을 달랠 예정이다.

정유미는 첫 고정 예능프로그램인 ‘윤식당’ 시리즈를 통해 꾸밈없는 모습과 사랑스러운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지난 1월 ‘윤식당2’로 돌아온 정유미는 막내에서 과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면서 한층 더 발전된 모습으로 든든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정유미는 윤여정을 돕는 ‘보조 셰프’ 역할뿐 아니라 숨겨진 리더십을 발휘하며 주방을 진두지휘했다. 밀려드는 주문에 윤여정이 당황하지 않게 이서진에게 “작게 얘기해달라”고 속삭이며 센스 있는 모습을 보였고 요리 순서를 정하는 등 상황을 조율했다. 또 빨래부터 장보기, 재료 손질까지 굳은 일도 마다하지 않고 살림꾼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정유미는 특유의 긍정적인 태도로 시종일관 밝은 미소를 유지하며 분위기 메이커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냈다. 힘들고 지쳐도 언제나 웃음 가득한 모습으로 활력을 불어 넣었고 사소한 것 하나에도 행복한 미소를 짓는 그녀의 모습은 바라만 봐도 절로 미소 짓게 만들었다. 정유미가 전한 ‘해피바이러스’. 그 자체가 ‘힐링’이었다.

‘염력’으로 데뷔 후 첫 악역에 도전한 정유미 < NEW 제공>

본업도 잊지 않는 정유미다. 배우로서 올해 첫 행보는 지난 1월 31일 개봉한 영화 ‘염력’(감독 연상호)이었다. 정유미는 ‘염력’을 통해 생애 첫 악역에 도전했다. 정유미가 연기한 인물은 자신과 회사의 이익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대기업 상무. 심기가 불편할수록 웃음소리와 목소리 톤은 높아지고 어떠한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는 인물이다.

정유미는 이 캐릭터에 특유의 해맑음을 더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사랑스럽기만 했던 정유미의 미소는 소름끼치는 악랄함으로 변했고 전에 보지 못한 독창적 매력의 악역 캐릭터가 탄생했다. 짧은 등장에도 영화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다는 평을 받는 이유다.

‘라이브’에서 경찰로 변신한 정유미 < 매니지먼트 숲 공식 홈페이지>

정유미의 활약은 브라운관으로 이어졌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라이브’를 통해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2014년 KBS 2TV ‘연애의 발견’ 이후 4년 만이다.

‘라이브’는 전국에서 제일 바쁜 홍일 지구대에 근무하면서 일상의 소소한 가치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바쁘게 뛰며 사건을 해결하는 지구대 경찰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극중 정유미는 남들에게 지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온, 신입 경찰 한정오 역을 맡았다. 똑 부러지고 당찬 여성이지만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상처를 지닌 인물이다.

그동안 ‘로맨스가 필요해 2012’, ‘연애의 발견’ 등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서 강점을 보였던 정유미는 ‘라이브’를 통해 남성우월주의 세상에 맞서 싸우는 독종 여순경으로 완벽 변신했다. 각박한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의 절박함과 현실을 사실감 있게 표현해내며 깊은 공감을 안겼다. 또 눈빛과 표정으로 전하는 세심한 감정 연기는 웃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긴장감을 유발하면서 극의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는 평이다.

2003년 단편 영화 ‘사랑하는 소녀’로 데뷔한 정유미는 2005년 첫 장편영화 ‘사랑니’에 이어 ‘가족의 탄생’(2006), ‘9시 5분’(2006), ‘좋지 아니한가’(2007) 등 완성도 높은 영화들을 통해 차분히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 ‘옥희의 영화’(2010), ‘다른 나라에서’(2012), ‘우리 선희’(2013) 등과 ‘내 깡패 같은 애인’(2010), ‘도가니’(2011) 등에 출연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16년 개봉한 영화 ‘부산행’의 흥행으로 ‘천만 배우’에도 이름을 올렸다.

‘연애의 발견’ 한여름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정유미< KBS 2TV ‘연애의 발견’ 홈페이지>

다수의 작품에 출연한 정유미지만 대중들에게 자신을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은 tvN ‘로맨스가 필요해 2012’와 KBS 2TV ‘연애의 발견’이다. 정유미의 밝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는 로맨틱 코미디를 만나 더욱 빛을 발했다. ‘로맨스가 필요해 2012’와 ‘연애의 발견’에서 정유미는 두 남자 사이에서 갈등하는 역할을 맡아 누군가에게는 ‘나쁜 여자’가 되기도 했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하며 ‘인생작’을 만들어냈다.

착실한 주방 보조에서 대기업 악덕 상무로, 또 ‘짠내’나는 여순경까지. 맡은 역할마다 완벽 그 이상을 해내는 정유미다. 드라마든 영화든 예능이든, 어떤 자리에 있건 자신이 가진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보고 또 봐도 사랑스러운 정유미.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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