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손흥민이 활약했던 함부르크는 올 시즌 꼴찌로 쳐져 강등이 유력한 상황이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SV는 우리에게 무척 익숙하고, 반가운 이름이다. 이제는 ‘월드클래스’라는 평가까지 받는 손흥민이 프로데뷔를 한 팀이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동북고등학교 재학 시절 ‘해외 유학 프로젝트’에 선발돼 함부르크로 떠났고, 그곳에서 재능을 인정받아 분데스리가 데뷔의 꿈까지 이뤘다.

2010-11시즌 데뷔한 손흥민은 함부르크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10대의 나이를 믿을 수 없는 활약이었고, 팬들은 열광했다. 그렇게 손흥민은 놀라운 재능을 뽐내며 2012-13시즌까지 함부르크에서 활약했다.

이후 손흥민은 레버쿠젠에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두 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정상급 공격수로 우뚝 섰다. 실력과 경험, 나이 모두 매력적인 그를 향해 또 다시 많은 팀들이 구애를 보냈고, 인연이 맺어진 곳은 EPL의 토트넘이었다.

그렇게 다시 3년여가 지난 현재, 손흥민은 토트넘은 물론 EPL에서도 인정받는 탑클래스 선수가 됐다. 지난 시즌 리그 14골을 비롯해 총 21골을 넣었고, 올 시즌에도 리그 12골 등 총 18골을 기록 중이다. 그가 세계 최정상급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그 사이, 손흥민의 ‘유럽 고향팀’격인 함부르크는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올 시즌 함부르크는 27경기에서 4승 6무 17패 승점 18점의 초라한 성적으로 꼴찌에 위치하고 있다. 18개 팀으로 구성된 분데스리가는 한 시즌 팀당 34경기를 치르며, 하위 2개팀이 강등된다.

따라서 함부르크에게 남은 경기는 7경기. 16위 마인츠는 승점25점을 기록하고 있다. 7경기에서 승점 8점을 역전시켜야 강등을 면할 수 있는 것이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함부르크의 마지막 리그 승리가 지난해 11월이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함부르크가 강등 위기에 놓인 것이 처음은 아니다. 14위로 마친 지난 시즌에도 강등의 그림자가 드리웠었고, 2014-15, 2013-14시즌엔 16위로 간신히 강등을 피한 바 있다. ‘생존왕’이란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로 끝내 강등만은 피해왔던 함부르크다.

덕분에 함부르크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1919년 이후 단 한 번도 1부리그를 떠나지 않았다. 심지어 1963년 분데스리가가 출범한 이래 단 한 번도 빠진 적 없는 유일한 팀이다. 분데스리가에 머문 시간을 홈구장과 홈페이지에 표시하고 있을 정도로 자부심이 강하다.

즉, 함부르크의 강등은 팀은 물론 분데스리가의 새로운 역사가 된다. 올해는 그러한 새 역사가 쓰일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함부르크 입장에선, 특히 함부르크 팬들 입장에선 EPL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손흥민이 무척이나 그리울 법하다. 손흥민이 머물던 시절 함부르크의 성적은 8위와 15위, 7위였다.

함부르크는 과연 남은 7경기에서 기적의 잔류를 이뤄낼 수 있을까. 그들의 남은 7경기에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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