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수비수 상'의 유력 후보들이 다소 부진한 가운데, 조엘 엠비드의 수상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2017/18 NBA 시즌이 이제 팀별로 대여섯 경기만을 남겨뒀다. 이맘때쯤이면 가장 뜨거워지는 이슈가 시즌 종료 후 투표로 결정되는 각종 상들이다. 분야별로 눈에 띄는 선수들이 분명한 만큼 대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이 가능하다. 제임스 하든은 이미 MVP 트로피에 자신의 이름을 반쯤 새겨놓았으며, 벤 시몬스와 도노반 미첼의 2파전이 형성됐던 올해의 신인선수상(ROY)도 시몬스 쪽으로 다소 기운 모양새다.

반면 올해의 수비수 상(DPOY)만큼은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자가 없다. ‘수비 좀 한다’고 알려진 선수들이 경기력 난조에 시달리거나, 혹은 부상 때문에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출전경기 수는 수상자를 선정할 때 매우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경기에 뛰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경기 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루디 고베어(유타 재즈)는 단 49경기에 불과한 출전경기 수에 발목을 잡혔다. 고베어는 경기당 2.3개의 블락(전체 3위)과 주전 선수들 중 가장 높은 디펜시브 윈쉐어를 기록하는 중이지만, 50여 경기에 불과한 출전경기 수로는 DPOY 수상이 어렵다.

시즌 초 강력한 DPOY 후보로 거론되던 폴 조지는 후반기부터 폼이 상당히 떨어졌다. 조지 본인의 경기력 기복이 극심했고, 팀 동료 안드레 로버트슨의 부상 이탈로 인해 수비 부담이 가중됐다는 점 등이 원인으로 뽑힌다.

압도적인 공격력 때문에 잘 언급되진 않지만, 뉴올리언스 호넷츠의 앤써니 데이비스 또한 수비상 수상 자격이 있다. 그는 매 경기 평균 2.5개의 블락을 기록하며 이 분야에서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리그 전체 15위에 불과한 뉴올리언스의 팀 수비가 걸림돌로 작용한다. 카와이 레너드와 드레이먼드 그린 등 근래 올해의 수비수 상을 수상했던 선수들이 모두 리그 최고의 수비 팀에서 뛰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은 더 커진다.

이 모든 점을 고려했을 때, 가장 유력한 후보는 필라델피아의 조엘 엠비드라는 결론이 나온다. NBA 공식사이트가 제공하는 수비 통계에 따르면 엠비드는 이번 시즌 60경기 이상 뛴 선수들 중 디펜시브 레이팅 4위에 올라있으며, 상위 5명 중 경기당 출전시간이 30분을 넘는 유일한 선수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지표는 ‘상대 선수 야투 허용률’이다. 엠비드는 이번 시즌 자신이 수비하는 상대 공격수의 야투성공률을 42%로 틀어막고 있다. 이는 NBA 전체 4위에 해당하며, 그보다 위에 있는 선수들은 모두 40경기도 채 뛰지 못해 경쟁상대가 될 수 없다.

올해의 수비수 수상에는 늘 해당 시즌의 퍼포먼스뿐 아니라 ‘수비를 잘 한다’는 이미지와 팀 성적이 종합적으로 고려돼왔다. 루디 고베어·폴 조지 등에 비하면 2년차 신인 조엘 엠비드의 입지가 다소 약한 것은 사실이다. 다만 이번 시즌엔 전통적인 ‘수비 강자’들이 다소 주춤했던 만큼, 뛰어난 수비 지표를 만들어내고 있는 엠비드의 깜짝 수상도 충분히 기대해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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