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의 모든 시간을 함께한 유재석. < MBC ‘무한도전’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오는 31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다. ‘무한도전’의 전신 프로그램인 ‘무모한 도전’(2005)이 방송을 시작한 후 무려 13년 만이다. 잠시 휴식기를 갖은 뒤 시즌2로 돌아올 것을 예고했지만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숱한 위기 속에서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국민 예능’인 만큼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크기만 하다.

특히 ‘무한도전’을 통해 ‘1인자’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유재석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 더욱 그렇다. 물론 다른 프로그램들을 통해 변함없이 활약할 그지만 ‘무한도전’ 속 ‘유느님’을 볼 수 없다는 것과 유재석 없는 토요일을 보내야 한다는 사실은 시청자들에게 꽤 오랜 적응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유재석에게도 ‘무한도전’은 각별하다.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했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무려 6번의 MBC 방송연예대상을 수상했다. 또 평생의 짝을 만나 행복한 가정도 꾸렸다. ‘무한도전’ 전부터 인기 MC로 많은 사랑을 받은 유재석이지만 ‘무한도전’을 통해 더욱 성장했고 최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그 자리를 현재까지 지켜올 수 있었던 힘도 ‘무한도전’이었다.

‘무한도전’에게 유재석은 ‘무한도전’ 그 자체다. 유일한 원년 멤버인 그는 가장 어려웠던 초창기 시절부터 묵묵히 프로그램을 지켜왔다.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불태웠고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줬다. 멤버들을 다독이며 환상의 팀워크를 이끌어낸 것도 유재석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환상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무한도전’ 멤버들. <‘무한도전’ 공식 인스타그램>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은 모든 멤버들(박명수·정준하·하하·조세호·양세형)과 환상의 ‘케미’를 발산하며 최고의 합을 이끌어냈다. 기존 멤버들은 밀어주고 새로운 멤버들은 끌어주면서 프로그램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논란이 있을 때마다 멤버들을 대표해 고개를 숙인 것도 유재석이었다. 예능 프로그램이지만 웃음기를 빼고 진지하고 진심을 담아 시청자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말뿐만이 아니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멤버들을 다독였고 솔선수범했다. 잔소리 때문에 유재석을 피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그가 방송 밖에서도 어떤 마음가짐과 책임감으로 임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유재석은 방송을 위해 열심히 체력관리를 하고 금연을 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며 모범을 보였다. 과거 ‘무한도전’ 쉼표 특집에서 유재석은 “내가 좋아하는 무언가를 포기하지 않으면 두 개를 가질 수 없다”라며 “시간이 갈수록 체력적으로 힘들다. 대비하지 않고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추격전 때도 숨이 차고 버겁다”고 털어놨다.

이어 “아슬아슬하게 하려면 내가 그 사람만큼 아슬아슬하게 잡아야 하니까 담배 피우는 게 좋아도 끊어야 한다. 이 시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밝혀 감동을 안기기도 했다. 유재석의 행동은 자연스럽게 멤버들에게도 영향을 미쳤고 체력적으로 소비가 큰 ‘무한도전’을 위해 녹화 전날 술자리를 갖지 않는 등 멤버들도 스스로를 다스렸다.

‘무한도전’의 모든 시간을 함께한 유재석. < MBC ‘무한도전’ 공식 홈페이지>

이러한 노력으로 유재석은 몸으로 하는 도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무모한 시절’ 당시에는 약골 캐릭터였던 그가 ‘봅슬레이’ 특집, ‘조정’ 특집, 추격전 등 체력을 필요로 하는 다양한 특집에서 에이스로 활약했다. 또 ‘나쁜 기억 지우개’, ‘칭찬합시다’, ‘배달의 무도’ 특집 등을 통해 시청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국민 MC 다운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유재석은 지난 29일 진행된 ‘무한도전’ 종방연에 앞서 “끝날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끝날 줄은 몰랐다”면서 “시즌1 종영일 뿐이다. 시청자분들이 기다려주신다면 ‘무한도전’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27년의 방송생활 동안 단 한 번의 잡음도 없던 유재석이다. 성실하고 바른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깊은 신뢰를 얻고 있는 유재석의 입에서 나온 말이니 믿어도 좋을 듯하다. 그의 말처럼 ‘무한도전’의 종영은 영원한 안녕이 아닌 다시 돌아오기 위한 잠깐의 ‘쉼’이길 간절히 바라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