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열린 농구 명예의 전당 헌액식에 참석한 스티브 내쉬(왼쪽)와 제이슨 키드(오른쪽).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개인기록도, 수상실적도, NBA역사에 남긴 족적도 비슷한 두 사람이 명예의 전당에도 함께 발을 디뎠다. 네이스미스 농구 명예의 전당은 1일(현지시각) 스티브 내쉬와 제이슨 키드가 2018년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고 발표했다.

스티브 내쉬와 제이슨 키드는 뛰어난 선수가 즐비한 NBA의 역사에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 라이벌로 뽑힌다. 2000년대 초중반 NBA를 달궜던 두 포인트가드는 선수평가 측면에서 ‘누가 더 낫다’를 뚜렷이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 출장경기수와 평균 출전시간이 조금 더 많은 키드가 통산 어시스트‧스틸에서 역대 2위, 내쉬가 두 분야 모두 역대 3위에 올라있다. 스티브 내쉬가 두 개의 MVP를 가지고 있는 반면 제이슨 키드에겐 우승 반지가 있다.

‘코트 위의 사령관’으로 불리는 포인트가드 포지션에서 두 선수가 최고의 지휘관으로 뽑히는 이유는 이들이 모두 팀원의 공격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스티브 내쉬가 서른 살의 나이로 돌아온 2004/05시즌, 피닉스 선즈는 정규시즌에서 62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1위를 차지했다. 직전 시즌 성적이 29승 53패에 불과했던 것에 비춰보면 포인트가드 한 명의 합류로 무려 33승을 더 올렸다는 뜻이 된다. 공격형 포인트가드를 가장 잘 활용하는 감독인 마이크 댄토니의 지휘 하에서 내쉬는 2004/05시즌과 2005/06시즌 연달아 MVP를 거머쥐었다.

제이슨 키드 또한 이 분야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선수다. 그가 뉴저지 넷츠에 입단한 2001/02시즌, 넷츠는 직전 시즌보다 26승 많은 52승을 거뒀다. 내쉬에 비해 슈팅 능력은 크게 떨어지지만 193센티미터의 큰 키를 바탕으로 한 포스트업 공격과 리바운드, 그리고 수비에서 비교우위를 가진다.

이날 총 13명의 농구인들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안았으며, NBA 선수 출신으로는 내쉬‧키드와 함께 레이 알렌·그랜트 힐·모리스 칙스가 포함됐다. 헌액식에 참석한 내쉬는 “나의 커리어를 이렇게 마무리할 수 있다니 믿을 수 없는 기분이다. 무엇보다 나와 함께한 선수들, 먼저 명예에 전당에 헌액된 선수들과 영광을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선수는 이미 코트를 떠났지만 계속해서 농구와 관련된 일들을 맡으며 후배들에게 자신들의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고 있다. 내쉬는 현재 골든 스테이트 구단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돕는 중이다.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제이슨 키드는 올해 1월 밀워키 감독직에서 경질됐지만, 감독으로서 기록했던 성적들이 괜찮았던 만큼 다시 코트 바깥에서 정장을 입고 서 있는 그의 모습을 기대해 봐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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