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과 밀워키가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만났다. 사진은 정규시즌에서 제일런 브라운(보스턴, 왼쪽)을 제치려 시도하는 야니스 아테토쿰보(밀워키, 오른쪽).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NBA 플레이오프가 15일 새벽(한국시각)부터 시작된다. 정규시즌 마지막 날까지 대진표가 확정되지 않았던 만큼 어느 팀이 상위라운드로 진출할지를 논의하는 열기도 뜨겁다. 비교적 일방적인 승부가 예상되는 대결도 있는 반면, 어느 팀이 승리해도 이상하지 않은 매치업도 있다. 정규시즌에서 순위가 낮았던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강팀을 꺾는 ‘업셋’도 기대해볼만하다.

◇ 파죽지세의 유타, 오클라호마시티의 ‘빅3’마저 꺾을까

유타 재즈(5위)가 오클라호마시티(4위)를 꺾더라도 이것을 이변이라고 부르기는 다소 민망한 감이 있다. 순위 자체도 큰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두 팀의 정규시즌 성적이 48승34패로 같기 때문이다. 다만 두 팀이 가진 재능의 총합, 그리고 개막 전 받았던 기대치의 차이를 놓고 보면 유타를 ‘언더독’으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오클라호마시티는 이번 시즌 폴 조지와 카멜로 앤써니를 영입하며 러셀 웨스트브룩을 중심으로 한 빅3 체제를 갖췄다. 이 슈퍼스타들의 이름값에 비하면 오클라호마시티의 올해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선수들이 많은 포제션을 요구하는 반면 슈팅 효율성은 낮았던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들의 슛이 림을 외면할 때마다 팬들은 ‘큰 무대에선 다를 것이다’는 문구를 되뇌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여태까지 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성적은 신통찮았다. 빅3가 모두 다른 유니폼을 입고 있던 지난 시즌, 러셀 웨스트브룩과 폴 조지는 나란히 1라운드에서 고배를 마셨다. 카멜로 앤써니의 경우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는 것 자체가 5년만이다. 과연 이들 속에 잠들어있는 ‘승부사 DNA’가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깨어날지는 의문이다.

반면 유타는 정규시즌 후반기 분위기가 너무나도 좋았다. 루디 고베어가 부상에서 복귀한 후 12연승과 9연승을 내달렸으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포틀랜드에게 패하기 직전까지도 6연승을 거두며 팀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리키 루비오와 도노반 미첼, 조 잉글스의 이름값은 다소 떨어질지라도 보여준 활약상은 결코 상대에게 밀리지 않는다. 루디 고베어와 데릭 페이버스는 스티브 아담스의 공격리바운드로 시작되는 오클라호마시티의 세컨드 득점 기회를 원천봉쇄할 수 있다.

◇ ‘승리확률 27%’ 밀워키, 쿰보 있으매…

동부지구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한 보스턴 셀틱스의 1라운드 상대는 7위 밀워키 벅스다. 순위에서 알 수 있듯 보스턴이 전력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통계 사이트 ‘파이브써티에잇’은 보스턴의 승리확률을 73%로 산정했다.

그러나 밀워키 팬들에겐 믿는 구석이 있다. 보스턴과 밀워키는 정규시즌에서 네 번 만나 2승2패를 나눠가졌다. 이 네 경기에서 보스턴이 자랑하는 수비 시스템은 밀워키의 에이스 야니스 아테토쿰보를 제어하는데 완전히 실패했다. 아테토쿰보의 이번 시즌 보스턴전 평균 기록은 33.5득점과 10.8리바운드·5어시스트, 야투성공률은 53.8%에 달한다. 특히 밀워키가 승리한 두 경기에서는 자유투를 각각 13개와 14개 얻어내며 ‘실점하든가 파울하든가’의 이지선다를 강요하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반면 보스턴의 가장 강력한 창인 카이리 어빙은 무릎수술의 여파로 출전이 불가능하다. 물론 테리 로지어와 쉐임 라킨 등 백업 가드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이들에게서 어빙이 보여줬던 ‘승부처의 존재감’까지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스턴의 강점은 오히려 코트 바깥에 있다. 시즌 중 제이슨 키드 감독을 해고한 밀워키는 아직까지 새 사령탑을 찾지 못했다. 반면 보스턴의 브래드 스티븐스 감독은 만 41세의 나이로 리그 최고의 지략가 반열에 자신의 이름을 올려놓은 인물이다. 스티븐스 감독의 전술이 아테토쿰보를 봉쇄할 수 있을지, 어빙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지에 보스턴의 성적이 달려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