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배성우가 ‘라이브’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아티스트컴퍼니 공식홈페이지>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잘생김을 연기하는 배우’. 해외에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있다면 한국에는 배성우가 있다. 배우 배성우가 ‘라이브’에서 완벽한 활약으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부터 애교를 장착한 귀여운 연하남의 모습까지 팔색조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그다. 그리고 그가 연기하는 오양촌의 얼굴에는 ‘잘생김’이 가득 묻어있다.

배성우는 현재 인기리에 방송 중인 케이블채널 tvN ‘라이브’(연출 김규태, 극본 노희경)에서 홍일 지구대 제1조 조장(경위) 오양촌 역을 맡았다. ‘라이브’는 전국에서 제일 바쁜 홍일 지구대에 근무하며 일상의 소소한 가치와 정의를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바쁘게 뛰며 사건을 해결하는 지구대 경찰들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현실적이고 따듯한 스토리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라이브’ 포스터 < CJ E&M 제공

지난달 10일 첫 방송된 ‘라이브’는 4.3%로 시작했던 시청률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면서 지난 15일 방송에서 6.7%(이상 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라이브’는 자극적인 소재나 화려한 볼거리는 없지만 현실적이고 따듯한 스토리로 공감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노희경 작가의 필력과 배우들의 호연도 ‘라이브’를 이끌어가는 힘이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것은 오양촌 역을 맡은 배우 배성우다.

배성우는 ‘라이브’에서 팔색조 매력을 뽐내고 있다.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츤데레’ 선배의 모습부터 괴팍하고 불같은 성격이지만 의리 넘치는 경찰, 또 아내 앞에서는 한없이 약한 현실감 있는 남편의 모습까지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배성우가 연기하는 오양촌은 방송 초반만 해도 공공의 적이었다. 경찰학교 교육생들을 휘어잡는 공포의 무도교수로 신입 경찰들을 괴롭혔고 홍일 지구대에서는 살벌한 눈빛을 발사하는 무서운 사수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의 부사수 염상수(이광수 분)가 “오양촌은 미친 개XX”라고 말했을 정도.

그런 오양촌의 변화는 시청자들에게 기분 좋은 충격을 안겼다. 점차 마음을 열고 홍일 지구대에 녹아들었고 후배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네며 든든한 선배로 거듭났다. “‘오양촌 씨’라고 부른다”라고 명령했던 염상수에게 “멍청한 부사수는 없다. 잘 가르치지 못한 멍청한 사수만 있을 뿐”이라며 어느새 그를 챙기는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냈다.

또 실수로 임산부에게 테이저건을 쏴 “좋은 경찰이 될 자격이 없다”고 자책하는 한정오(정유미 분)에게 “나는 솔직히 아직도 좋은 경찰이 뭔지 모르겠다”라면서도 “다만 심오하게 좋은 경찰이 될 생각을, 질문을 하는 네가 이 지구대에서 조금 더 크길 바라”라고 위로하는 오양촌의 모습은 따듯한 감동을 안겼다.

특히 오양촌은 아내 안장미(배종옥 분)와 있을 때는 귀여운 연하남의 매력을 발산해 웃음을 안긴다. 갑자기 이혼을 요구하는 안장미에게 오양촌은 “내가 바람을 피웠냐, 패기를 했냐”라고 소리치다가도 애교 섞인 목소리로 “누나”라고 말한다. 또 은경모(장현성 분)와 안장미의 함께 있는 모습에 질투심을 드러내기도 하고 투정을 부리는 등 반전 매력으로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라이브’ 배성우가 소름끼치는 연기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 tvN ‘라이브’ >

반면 믿었던 사람들의 배신에는 참을 수 없는 분노를 폭발시키며 극에 긴장감을 더한다. 과거 부사수였던 이주영(장혁진 분)이 불법 성매매와 도박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양촌은 폭주한다. 사건 현장에서 숨어 있던 주영을 찾아내 쉴 새 없이 주먹을 날린다. 또 아버지(이순재 분)가 요양원에 누워있는 어머니의 호흡기를 뗐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분노와 충격에 휩싸여 아버지가 보고 있는 TV를 부숴버린다.

이처럼 배성우는 오양촌의 다양한 모습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배성우가 아닌 오양촌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자체로 분한 모습이다. 그는 까칠하지만 정감 가는 캐릭터를 완성했고 폭발하는 오양촌의 감정을 소름 끼치는 연기력으로 표현해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라이브’로 인생 캐릭터를 완성한 배성우 <아티스트컴퍼니 공식홈페이지>

1999년 뮤지컬 ‘마녀사냥’으로 데뷔한 배성우는 연극 무대에서 연기 내공을 쌓았다. 이후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 활약을 이어왔다. 영화 ‘미쓰 홍당무’(2008),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의뢰인’(2011), ‘남자사용설명서’(2013), ‘베테랑’(2014), ‘더 폰’(2015), ‘내부자들’(2015)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굵직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2017년 개봉한 영화 ‘더 킹’으로 대종상 남우조연상을 수상하며 진가를 인정받았다. ‘더 킹’에서 배성우는 권력 앞에서 순종적인 비리검사 양동철 역을 맡아 신스틸러로 활약했다. 한없이 가벼워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뛰어난 처세술로 살아남는 양동철 캐릭터를 균형감 있게 표현해냈다는 평을 받았다.

‘라이브’는 배성우의 미니시리즈 드라마 첫 주연작이다. 데뷔 19년 만에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드라마에서 배성우는 인생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코믹부터 액션, 멜로까지 무엇 하나 모자람이 없다. 강렬한 카리스마를 내뿜던 그는 이제 까칠하지만 따듯한 ‘오양촌 씨’로 대중들의 기억 속에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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