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한국시각) 보스턴을 꺾고 환호하는 밀워키의 야니스 아테토쿰보(왼쪽 두번째)와 크리스 미들턴(왼쪽 세번째).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 진출한 팀들 대부분이 4경기 씩을 소화한 현재, 서부지구에선 다소 일방적인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뉴올리언스 호넷츠가 포틀랜드를 4대0으로 완파한 것이 대표적이다.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휴스턴 로켓츠도 각각 샌안토니오와 미네소타에게 일격을 맞았지만 아직까지 2라운드 진출이 걱정되는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동부는 다르다. 2대0으로 뒤쳐졌던 팀들이 저력을 발휘하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리는데 성공했다. 하위시드인 워싱턴과 밀워키는 홈구장의 이점을 살려 정규시즌 1·2위 팀들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이 기세를 이어나간다면 역대급 ‘업셋’도 불가능하지만은 않다.

◇ 돌아온 브래들리 빌, 워싱턴 백코트의 힘을 보여주다

존 월·브래들리 빌 듀오가 되살아난 워싱턴이 동부 1위 토론토를 홈에서 두 번 잡아냈다. 2차전에서 9득점에 묶였던 빌이 3·4차전에선 28득점과 31점으로 부활했다. 특히 23일(한국시각) 열린 4차전은 경기 자체가 ‘브래들리 빌’로 요약될 수 있다. 이날 빌이 31점을 올리는데 필요했던 슈팅 개수는 단 19개. 토론토의 에이스 더마 드로잔이 35득점을 올리기 위해 29개의 슛을 던졌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빌은 경기 종료 5분여를 남기고 6반칙 퇴장을 당했지만, 워싱턴 선수들은 끝까지 승리를 지켜냈다.

토론토는 1·2차전 승리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그동안 정규시즌에서 보여준 좋은 모습들에 비해 플레이오프에서의 경쟁력은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토론토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선 프랜차이즈 역사상 처음으로 시리즈를 2대0으로 시작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지만, 적진에서 고개를 숙이면서 의미가 퇴색됐다.

◇ 보스턴 압도한 쿰보·미들턴·메이커의 에너지

7위 밀워키가 2위 보스턴을 상대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홈에서 열린 3·4차전을 모두 잡아내며 시리즈 동률을 맞췄다. 5차전이 열리는 보스턴의 홈구장 TD가든으로 떠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게 됐다.

든든한 골밑 수비수가 없는 보스턴을 상대로 야니스 아테토쿰보가 날아다니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지만, 크리스 미들턴의 활약은 놀랍기 그지없다. 4경기 평균 25.5득점과 6.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밀워키의 공격을 주도하고 있다. 슛 성공률이 58.8%(3점 슛 성공률 62.5%)에 달할 정도로 손끝이 뜨겁다.

정규시즌 82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평균 출전시간 36분을 넘겼던 ‘말체력’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경기가 연장전까지 이어졌던 1차전에선 무려 47분을 뛰며 접전승부를 주도했다.

한편 쏜 메이커의 투입은 흐름을 밀워키 쪽으로 가져온 ‘X팩터’ 역할을 톡톡히 했다. 1차전 결장, 2차전은 1분 출전에 그쳤던 메이커는 3·4차전에선 각각 블록슛을 5개씩 기록하며 림 프로텍터로서의 임무를 완벽히 수행해냈다. 3차전에선 1쿼터 마지막 4분여동안 보스턴의 슛 4개를 블록해내는 괴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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