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을 보도한 메인프레스센터(MPC)는 정상회담기간 내내 취재진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시사위크|일산 프레스센터=김민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을 보도할 메인프레스센터(MPC)는 정상회담기간 내내 취재진들의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 축구장 1개 크기… 3,000여명 내외신 기자들 북적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컨벤션센터 제1전시장에 마련된 MPC는 지난 26일부터 이틀동안 300개가 넘는 매체에 3,0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이 북적였다. 총면적은 1만㎡로 축구장 1개 크기에 달하며, 취재진 규모는 과거 2000년과 2007년 1·2차 정상회담 당시에 비해 크게 늘었다. 통합브리핑룸에 있는 펜(pen) 기자용 좌석만 해도 1,000여석이다.

사실 국회 및 정당을 출입하다보면 각종 전당대회 등이 킨텍스에서 열리다보니 비교적 익숙한 공간이다. 하지만 통상 정치행사에서 취재진보다는 당원과 지지자들이 가득했던 것과 달리 MPC는 취재진과 킨텍스 직원 및 행사진행요원 등만 자리했다. UN본부 혹은 국제행사인 평창 동계올림픽 MPC와 견줄 만하며, 순수하게 취재진을 대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상회담 당일인 27일 이른 시각인 아침 6시부터 취재진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으며,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으로 출발한 오전 8시에는 대부분의 자리가 찼다. MPC에 마련된 대형 화면에 문 대통령이 출발하는 모습이 등장하자 취재진들은 화면을 응시하거나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오전 9시 30분경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에 모습을 나타나자 프레스에서는 취재진들의 "오~"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고, 문 대통령과 둘이 악수를 하자 여기저기서 박수를 치는 기자들도 있었다. 곧이어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잠시 북측 땅을 밟는 '월경' 장면에서도 또 한 번 기자들의 탄성이 터졌다.

정부는 긍정적 전망이 주를 이룬 릴레이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 세계 언론의 관심에 화답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후에는 각 방송사들도 이번 남북정상회담 분석과 전망에 대한 패널들의 토론이 진행하는 등 현장 분위기를 전국으로 전했다.

다만 국내 취재진들도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관심도가 너무 높았든지, 아니면 성공을 기원하는 마음이 과했던지 외신기자로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질문에도 비난을 하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한 장면도 나왔다.

한 일본 기자가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남북정상회담 만찬 관련 브리핑 이후 이어진 질답에서 "오전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사건이 제기됐는지, 아니면 오후에 문 대통령께서 제기할 예정인가"라고 묻자 내신 기자석 일부에서는 "분위기 파악 못하냐"라거나 "집에 가라"는 등 신경질 섞인 목소리로 비난한 것이다.

이같은 질문이 나온 배경은 지난 24일 문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된 언급을 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 아베 총리는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에 특히 관심을 보였고, 일북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문 대통령의 의중을 물었고, 문 대통령은 "일본인 납치문제 해결이 동북아 평화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김정은 위원장에게 말할 생각"이라고 답한 바 있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 ①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만나는 장면을 보고 있는 MPC 취재진의 모습. ②한화호텔&리조트가 이튿날인 27일 '메뉴를 업그레이드 했다'고 공고했다. ③파리바게트가 취재진 및 참석자들을 상대로 준비한 선물종이상자를 나눠주는 모습. ④한화호텔&리조트가 이튿날인 27일 추가로 다과 및 커피·쥬스 테이블을 마련한 모습. <시사위크=김민우 기자>

◇ MPC 이모저모… "이게 1만7,000원 도시락?"

남북정상회담과 별개로 취재진 사이에서는 MPC에서 제공되는 도시락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가격이 끼니 당 1만7,000원으로 결코 싼 가격이 아니었던 만큼 품질과 메뉴에 대한 기대도 남달랐다. 다만 첫날부터 취재진들 사이에서는 기대보다 낮은 품질에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일부에서는 "값을 내려야하는 거 아니냐"는 항의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 기간 MPC의 도시락 제공은 한화호텔&리조트가 담당했다. 킨텍스 주변에는 마땅한 식당도 없어 한화호텔&리조트가 사실상 약 3,000명에 달하는 참석자들의 다섯 끼니를 독점한 상황이었다. 단체도시락을 시켜먹은 곳도 있었지만, 일부 매체에 그쳤다.

첫날 점심메뉴는 장어구이와 볶음김치, 멸치볶음, 고추된장무침, 시금치나물, 크림소스에 버무린 새우와 닭가슴살, 계란말이, 부추전 등이었으며 저녁메뉴는 오징어볶음과 소시지, 연어스테이크, 새우튀김, 계란말이 등이었다.

참석자들의 거센 항의를 수용했는지, 이튿날인 이날 오전부터는 메뉴가 업그레이드 된 모습이었다. 한화호텔&리조트 측에서도 메뉴판에 '기존 공지됐던 메뉴보다 업그레이드 해 정성껏 준비했습니다'라고 명시했다. 예정에 없던 과일이 나오고 테이블 뒤편에는 다과와 커피, 오렌지주스 등을 제공하는 공간이 차려지기도 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파리바게트에서는 참석자들을 위한 깜짝 선물도 준비했다. 파리바게트 측은 '인기상품 특전' 형식으로 빵과 도너츠, 브라우니, 아이스크림 등을 담은 종이가방을 가득 준비했고, 이를 받기 위한 취재진 등 참석자들의 줄이 길게 이어진 장면이 연출됐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