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위원장이 27일 오후 경기도 파주 판문점에서 '판문점 선언문'에 사인한 뒤 서로 포옹하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시사위크|판문점 공동취재단=최영훈 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은 다방면으로 ‘최초 기록’을 남겼다. 11년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처음으로’ 대한민국에서 열렸다. 이에 북한 최고 지도자가 한국을 찾은 것도 처음이 됐다. 남북 분단역사 상징인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또한 ‘최초 기록’으로 남게 됐다.

남북정상회담에서 선보인 ‘최초 기록’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0년과 2007년 1~2차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던 ‘생중계’가 진행됐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환영행사에서 한국군이 북한 최고 지도자에게 사열을 한 것 역시 ‘첫 기록’으로 남게 됐다. 남북 정상이 한국전쟁 정전협정이 있던 1953년에 태어난 소나무에게 대동강·한강 물을 부어준 기념식수 행사도 최초로 진행됐다.

이 같은 남북정상회담 ‘최초 기록’을 통해 남북간 감정의 골은 다소 줄여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두 정상의 첫 만남 분위기에서도 나타난다.

이날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첫 만남에서 악수를 하며 “남측으로 오시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나”라고 물었고, 이에 김 위원장은 남측으로 넘어온 뒤 “그럼 지금 (북측으로) 넘어가 볼까요”라고 문 대통령에게 역제안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예정에 없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에서 김 위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외에도 이날 오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공동기념식수 행사 직후 30분간 도보다리 위에서 만찬 직전까지 담소를 나누기도 했다. 이 결과 이날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올해 가을 평양을 방문하기로 했다.

한편, 남북정상회담에서 ‘최초 기록’이 생길 때마다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 차려진 메인프레스센터(MFC)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기자들 사이에서 감탄사와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동 식수를 마친 후 군사분계선 표식물이 있는 ‘도보다리’까지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 ‘최초 의제’에 비핵화·종전선언 합의

11년만에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는 ‘최초’로 논의된 의제도 있다. 바로 ‘핵 문제’다. 지난 2000년,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핵 문제는 의제에 포함되지 못했다. 북한에서 “핵 문제는 미국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진행한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최초로 ‘비핵화 논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고, 이날 남북정상이 서명한 판문점선언문에도 ‘한반도 비핵화’가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27일 판문점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라며 남북이 사용하는 비핵화 의미에 차이가 있지 않냐는 질문에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쓴 데 주목했으면 좋겠다.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의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재차 한반도 비핵화 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에는 사실상 ‘종전 선언’도 포함됐다. 이와 관련해 판문점 선언에는 ▲한반도 군사적 긴장상태 완화를 위한 공동 노력 ▲남북간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 ▲평화협정 전환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 적극 추진 등이 담겨있다.

이외에도 남북관계 개선 차원에서 ▲이미 채택된 남북선언 이행 ▲남북고위급회담을 포함한 각 분야 대화·협상 개최 ▲남북 당국자 상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남북 각계각층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 ▲2018 아시안게임 등 국제경기 공동 진출 ▲오는 8·15 광복절 계기로 이산가족·친척 상봉 진행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5월 중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 등을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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