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2라운드 1차전에서 활약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케빈 듀란트(왼쪽, 골든 스테이트)와 제임스 하든(휴스턴 로켓츠, 오른쪽).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NBA 서부지구가 빨리도 플레이오프 2라운드를 시작했다. 1라운드에서 7차전 승부가 두 번이나 나온 동부와 달리 일방적인 승부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만큼 2라운드 진출 팀들의 기세가 매서웠음을 뜻한다. 전문가들의 예상을 뒤엎고 포틀랜드를 4대0으로 제압했던 뉴올리언스 펠리컨스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골든 스테이트는 달랐다. 29일(한국시각) 열린 골든 스테이트와 뉴올리언스의 2라운드 1차전은 2쿼터 초반에 일찌감치 승부가 기울었다. 뉴올리언스 선수들의 실책을 놓치지 않은 골든 스테이트 선수들이 덩크 쇼를 펼치며 홈구장의 분위기를 달군 것이 원인. 오라클 아레나에서 골든 스테이트로 넘어간 분위기를 원정 팀이 되찾아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1쿼터 종료 당시 1점에 불과했던 점수 차는 2쿼터가 끝났을 때 21점으로 벌어졌다.

포틀랜드를 상대로 철옹성 같았던 뉴올리언스 가드진은 듀란트와 탐슨 앞에서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여기에 스몰 라인업에서 상대 빅 맨을 막아야 하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최고의 경기력(16득점 15리바운드 11어시스트)을 보여주며 뉴올리언스의 에이스 앤써니 데이비스를 봉쇄했다. ESPN이 제공하는 실시간 승률예측 프로그램 ‘게임캐스트’는 2쿼터가 끝나기 전 이미 골든 스테이트의 승률이 99%를 넘었다고 보고했다.

휴스턴 역시 우승후보의 면모를 과시했다. 30일 새벽(한국시각) 열린 2라운드 1차전에서 유타 재즈에게 손쉬운 승리를 따냈다. 2쿼터가 끝났을 때의 스코어가 64대 39. 제임스 하든이 41득점을 올리며 다시 한 번 게임을 자신의 손으로 매조지었다. 3쿼터 후반부터 유타가 추격의 고삐를 죌 때마다 찬물을 끼얹는 슛들을 연달아 터트렸다.

휴스턴이 유타를 압도한 방법은 1라운드 때 미네소타에게 써먹었던 것과 유사했다. 유타가 오클라호마시티를 제압했던 원인인 두 명의 빅 맨, 루디 고베어와 데릭 페이버스는 스크린과 스위치를 이용한 휴스턴의 공격에 맥을 추지 못했다. 고베어가 전반전에 단 하나의 야투도 시도하지 못한 반면 휴스턴은 3점 슛 32개 중 17개를 적중시키며 자신들의 장기를 확실히 발휘했다(유타 22개 중 7개 성공).

골든 스테이트와 휴스턴은 모두 4번의 쿼터 중 한 번만 상대를 압도하면 그 차이를 게임의 승패로 연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팀들이다. 수비가 좋고 리그에서 내로라하는 3점 슈터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상대하는 팀들은 한 번 벌어진 점수 차를 쫒아가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기 십상이다. 하위시드인 뉴올리언스와 유타가 이들을 꺾으려면 48분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기본적인 공격력의 차이가 뚜렷하기 때문에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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