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한국시각) 열린 휴스턴과의 경기에서 골밑득점을 시도하는 조 잉글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유타 재즈의 조 잉글스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3일(한국시각) 열린 휴스턴 로켓츠와의 플레이오프 2라운드 2차전에서 자신의 커리어 하이인 27득점(3점 슛 7개)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1차전을 내줬던 유타는 이날 잉글스의 활약과 함께 116점을 꽃아 넣으며 시리즈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포워드 조 잉글스는 NBA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운동능력을 갖고 있지만, 정확한 슛과 뛰어난 바스켓볼 아이큐로 자신의 약점을 상쇄하고 있다. 휴스턴과의 이번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도 볼 핸들링과 2대2 플레이 등 유기적인 공격전개에 필요한 거의 모든 플레이를 능숙하게 구사하며 주전 포인트가드 리키 루비오의 공백을 메우는 중이다. 탑에서 공을 잡고 경기를 조율하는 잉글스의 모습은 ‘포인트 포워드’라고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잉글스가 NBA를 찾은 것은 2014년의 일이었다. 국제대회와 FC바르셀로나 등 유럽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잉글스를 NBA의 스카우터들이 주목한 것이 시작이다. 그러나 NBA 입성의 길은 험난했다. LA클리퍼스와 1년 계약을 체결하고 데뷔를 준비하던 잉글스는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방출 통보서를 받아들었다. 그의 아내가 잉글스를 만나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LA로 날아오는 동안 벌어진 일이었다. 잉글스는 훗날 인터뷰에서 “그녀가 비행기에 탈 때는 내게 소속팀이 있었지만, 내렸을 때는 아니었다”며 실망스럽던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갈 곳 잃은 잉글스를 품은 것이 바로 지금의 소속팀인 유타 재즈. 데뷔 시즌에서 79경기에서 평균 21분여를 뛰며 쏠쏠한 활약을 펼친 잉글스는 이후 조금씩 볼륨 스탯을 높여갔으며, 이번 시즌엔 완전히 리그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82경기 모두 출전, 81경기에서 선발 출전하며 11.5득점과 4.8어시스트‧4.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유로리그 시절부터 NBA 레벨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3점 슛은 기대 이상의 적중률(44%)을 보여줬다.

주위의 평가도 달라졌다. 2015년 당시 2년 450만달러였던 그의 몸값은 두 번의 시즌이 지난 후에는 4년 5,200만달러가 돼있었다. 당시 유타의 샐러리 캡이 여유롭지 않았던 상황에서도 우선적으로 이뤄진 계약이다. 잉글스 또한 무명 시절 자신을 인정해준 재즈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스에게 슈퍼스타의 자질이 있다거나 팀을 우승권으로 이끌 능력이 있다고 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현재 유타 재즈의 농구에서 잉글스가 맡고 있는 역할을 대신할 사람을 뽑아보라면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적어도 지난 2차전에서 급조된 ‘조 잉글스·도노반 미첼’의 백코트 듀오에게 무릎 꿇은 휴스턴 선수들은 그를 보는 시선이 조금은 바뀌었을 듯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