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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뉴스
[한반도 新경제지도③] ‘유통·관광거점’으로 급부상
2018. 05. 04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남북한이 평화 체제 구축에 나서면서 관광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2015년 북한 금강산 외금강호텔 앞에서 이산가족들이 산책을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4.27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경제협력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산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이 나오지 않는데다 유엔 대북 제재 등 장애물 등이 남아있지만 산업계마다 ‘경협 기대’ 바람이 거세다. 지난해 사드(THAAD) 악재로 시름하던 유통업계와 관광업계도 마찬가지다. 군사적인 긴장감 완화로 관광객 유입 확대에 따른 수익 증진이 기대되는데다 개성공단과 북한 금강산 관광 재개될 시 이에 따른 수혜효과도 예상되고 있어서다.

◇ 남북 평화무드에 숨통 트인 유통·관광업계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오늘(4일)로 일주일을 맞았다. 이번 정상회담를 통해 남북 두 정상은 올해 안에 종전 선언을 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진정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선 주변국과 협의 등 여러 난관을 남겨두고 있지만 한반도에 따뜻한 봄햇살 비추고 있다는 점은 상징하는 바가 크다.

한반도의 평화무드는 유통업계와 관광업계에 모두 반가운 이슈다. 지난해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지정학적 위험요인이 커지고 중국의 사드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까지 더해지며 유통업계는 그야말로 ‘고난의 한해’를 보낸 바 있다. 올초에서야 남북한의 긴장감이 완화되고 중국과의 관계가 복원되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숨통이 트이던 참이었다. 남북한 내에 공고한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중국 뿐 아니라 외국인 방문객 유입 증가가 기대될 수 있다.

남북 경협사업 재개에 따른 수혜도 기대된다. 남북교류 사업의 대표격인 개성공단은 2016년 2월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문을 닫았다. 당시 개성공단에 입주했던 기업들은 재고자산과 설비를 회수하지 못한 채 마치 ‘야반도주’ 하듯이 철수해야 했다. 그렇게 2년 넘게 꽁꽁 닫혀있던 개성공단이 남북관계의 해빙 무드로 재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개성공단이 문을 열면 대형 유통채널도 간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60%는 패션·섬유 업종이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원가 경쟁력 높은 고품질 제품을 신속하게 납품받는다면 유통사 입장에서도 좋은 일”이라며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비교해 장점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아직은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는 만큼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시장 진출이 가능할지도 관심사다. 국내 편의점 CU는 국내 유통채널 가운데 유일하게 점포를 운영했다. 개성공단에서 3개, 금강산에서 직영점 2개를 운영했었다. 2008년 금강산 관광 중단과 2016년 개성공단 폐쇄로 운영이 차례로 중단됐지만, 매장 점포는 그대로 남아 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측은 “공단 운영이 재기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며 기대감이 드러냈다.

일부 유통채널들도 개성공단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당장 큰 수익으로 이어지지 못하더라도 시장 진출 자체가 가지는 상징성을 무시할 수 없는데다 향후 북한과의 교류 지역이 확대될 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는 점은 매력적인 요인이다.

◇ 서울서 유럽 가는 기차여행 가능할까 

남북한의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유통과 관광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사진은 동해선 육로. <뉴시스>

관광업계도 분위기가 한껏 고무되고 있다. 중국이 한국 관광 제한 조치를 본격적으로 풀고있는데다 금강산 등 북한 관광 재개가 기대되면서 새로운 ‘기회의 땅’이 펼쳐질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북관광사업은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아산이 주도해왔던 사업이다. 현대아산은 1998년 11월 선박을 이용한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과 운영, 개성관광 등 남북 경협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2008년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정부가 금강산 관광을 중단하면서 대북 관광사업은 10년간 개점휴업 상태였다. 존폐기로에 있었던 대북관광사업도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관광재개가 기대되자 현대아산은 본격적인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관광이 중단된 후에도 사업 재개를 대비해, 그간 꾸준한 준비를 해왔다”며 “직원들도 이번에는 될 것 같다는 기대에 높은 열의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다. 수려한 산세가 어우러진 백두산, 금강산, 칠보산, 묘향산 등 빼어난 명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항로나 육로를 통해 바로 가는 길이 다시 열린다면 경제적 이익이 기대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교통 인프라 정비’가 선행되야 한다. 과거 북한 관광은 육로와 해로를 통해서 주로 이뤄졌다. 철도를 통한 관광까지 이뤄진다면 접근성은 더 확대될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이 일단 동해북부선을 연결하고 경의선은 현대화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경의선은 서울과 평안북도 신의주를 연결하는 총연장 486㎞ 철도다. 동해북부선은 부산에서 출발해 동해안을 따라 북한과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통하는 노선이다. 현재 동해북부선의 남측 구간은 강릉~제진 104km 구간이 단절된 상태다. 이를 연결하는 작업이 곧 시작될 전망이다.

DMZ 환경·관광벨트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경제지도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이 프로젝트는 설악산을 시작점으로 금강산과 원산·백두산을 잇는 관광사업과 DMZ 일대를 생태 및 평화안보관광지구로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국은 사실상 섬나라와 마찬가지인 상태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데다 북한에 가로막혀 동북아의 중심에 있고 반도 국가임에도 그 이점을 누리지 못해왔다. 남북 관계 개선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