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영자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아이오케이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자의 전성시대’가 다시 도래했다. 개그맨 이영자가 데뷔 27년 만에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과거 ‘다이어트 파문’으로 위기를 겪은 그가 다시 정상의 자리에 올라선 비결은 무엇일까.

1991년 MBC 개그 콘테스트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한 이영자는 거침없는 입담과 화끈한 매력으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그는 SBS ‘기쁜 우리 토요일’(1994)의 ‘영자의 전성시대’, KBS 2TV ‘슈퍼선데이’의 ‘금촌댁네 사람들’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남성 코미디언들이 주로 활약했던 예능계에서 여성 예능인으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졌다.

하지만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이영자는 2000년대 초반 ‘다이어트 파문’으로 오랜 공백을 겪어야 했다. 이후 2007년 방송에 복귀했지만 과거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고 부진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던 이영자는 결국 대중들의 마음을 돌려놨다.

‘안녕하세요’에서 활약 중인 이영자. < KBS 2TV ‘안녕하세요’ 캡처>

◇ 소통과 사이다 한 방! ‘안녕하세요’

이영자의 부활의 시작을 알린 프로그램은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다. 이영자는 무려 8년간 프로그램의 안방마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안녕하세요’는 이영자의 장점이 한껏 드러나는 프로그램이다. 안정적인 진행 실력은 물론 남다른 예능감, 탁월한 공감 능력까지 무엇 하나 모자람 없는 만점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영자는 사연 하나하나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아낌없는 조언을 전한다. 특히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솔직하게 공개해 신뢰를 준다. 그러다가도 답답함을 유발하는 출연자에게는 시원한 사이다 발언으로 답답한 속을 뻥 뚫어주기도 한다.

최근 방송된 ‘안녕하세요’에서 이영자는 ‘고3 딸을 분노로 훈육하는 아빠’ 때문에 고민이라는 출연자의 사연에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넸다. 서운한 마음을 토로하며 눈물을 흘리는 출연자에게 이영자는 “지금은 다 이해하는데 그때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지? 괜찮아 울어도 돼”라고 다독였다.

그는 “세상을 이기는 힘은 사랑을 많이 받는 것”이라며 “난 늘 방황했다. 우리 아버지도 한 번도 사랑 표현을 하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나를 낳았다고 해서 저 사람은 나를 사랑한다? 아니다”라며 “표현해줘야 한다. 알려줘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또 이영자는 “돈을 벌면 뭐 하냐. 아버지 사랑을 못 느끼는데”라며 “바뀌어야 한다”라고 충고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으로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이영자. < MBC ‘전지적 참견 시점’ 캡처>

◇ ‘먹방’도 진정성 있게! ‘전지적 참견 시점’

‘안녕하세요’가 이영자의 부활의 시작을 알렸다면 ‘전지적 참견 시점’은 그에게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준 프로그램이다. ‘전지적 참견 시점’은 연예인들의 가장 최측근인 매니저들의 말 못할 고충을 제보받아 스타도 몰랐던 은밀한 일상을 관찰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모인 참견 군단들의 검증과 참견을 거쳐 스타의 숨은 매력을 발견하는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도 이영자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하다. 매니저 송상호 씨와 함께 출연해 공개한 일상 속에서 이영자는 솔직하고 꾸밈없는 매력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진정성이 느껴지는 그의 ‘먹방’(먹는 방송)은 ‘전지적 참견 시점’이 사랑받는 가장 큰 비결로 꼽힌다.

자신만의 확고한 음식 철학을 가진 그는 동네별 맛집 리스트를 만들어 갖고 다니고 숱한 시도 끝에 음식별로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까지 섭렵했다. 듣기만 해도 생생한 음식 설명과 군침 도는 ‘먹방’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또 이영자가 정해주는 메뉴로 식사를 하는 매니저 송상호 씨의 모습도 신선한 재미를 안겼다.

명언까지 남긴 그다. 지난달 28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는 김치만두 ‘먹방’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본격적인 시식에 앞서 김치만두 향기에 취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이영자는 “나는 음식을 세 번 먹는다”라더니 “눈으로 먹고 코로 먹고 입으로 먹고”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자의 전성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뉴시스>

◇ 밥 잘 사주는 웃긴 누나? 밥 잘 사주는 ‘좋은’ 누나

‘전지적 참견 시점’ 이영자는 맛깔나는 ‘먹방’으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고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 21일 방송된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박지훈 변호사는 “이영자 씨 명성을 이용하는 가게도 생길 것 같다”며 “‘이영자가 먹었다’는 거짓말로 홍보에 이용하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러자 이영자는 “소상인들인데 이렇게 해서라도 먹고살면 좋지 않냐”며 “다 서민들 음식이다. 그런 분들이 잘 되면 좋은 것”이라고 ‘대인배’다운 면모를 과시해 훈훈함을 안기기도 했다.

데뷔 27년 만에 다시 맞은 제2의 전성기다. ‘휴게소 완판녀’, ‘이영자 미식회’, ‘밥 잘 사주는 웃긴 누나’ 등 다양한 수식어를 얻으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다. 망가짐도 불사하는 천생 개그맨의 모습부터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든든한 인생 선배 그리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인간미까지 대중들은 이영자의 매력에 푹 빠져버렸다. 돌고 돌아 다시 찾아온 이영자의 전성시대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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