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완지 유니폼을 입은 프리미어리거 기성용을 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11-12시즌 EPL에 등장한 스완지는 하얀 백조를 형상화한 엠블럼 만큼이나 주목을 끌었다. 오랜 기간 하부리그에 머물다 올라온 승격팀은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기 마련인데, 스완지는 1982-83시즌 이후 30여년 만에 EPL 무대를 밟고도 위축되는 것이 없었다. 뚜렷한 개성을 앞세워 재밌는 경기를 펼쳤고, 결과도 낼 줄 알았다. 승격 첫 시즌 최종 성적은 11위였다.

이듬해엔 기성용이 스완지 유니폼을 입으며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는 팀이 됐다. 시즌 중반까지 7위에 이름을 올리는 등 순항했고, 최종성적은 9위를 기록했다. 화룡점정은 리그컵 우승이었다. 스완지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2011-12시즌이 ‘잠깐의 돌풍’이 아니었음을 입증한 셈이다. 이후에도 스완지는 꾸준히 중위권의 성적을 기록하며 EPL에서 빼놓을 수 없는 팀으로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스완지의 새하얀 유니폼, 그리고 그 유니폼을 입고 뛰는 기성용의 모습을 다음 시즌엔 EPL에서 볼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제 딱 한 경기를 남겨둔 스완지는 현재 승점 33점으로 강등권인 18위에 올라있다. 그나마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는 스완지가 남은 한 경기를 승리하고, 16위 허더즈필드는 두 경기를 모두 패하는 것이었다. 이 경우 두 팀의 승점은 같아지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있는 스완지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지만 한국시간으로 10일 새벽, 허더즈필드가 첼시와 무승부를 거두면서 이 시나리오는 폐기됐다.

이제 남은 경우의 수는 딱 하나. 17위 사우스햄튼이 패하고, 스완지는 승리하는 것이다. 이 경우 역시 두 팀의 승점이 같아지기 때문에 골득실까지 따져야한다. 문제는 사우스햄튼이 스완지보다 골득실에서 9점 앞서있다는 것이다. 스완지가 8대0으로 승리하고, 사우스햄튼이 0대2로 패하는 등의 경우가 아니면 스완지의 잔류는 불가능하다.

스완지는 지난 시즌 막판에도 강등 위기에 직면한 바 있다. 하지만 시즌 막판 매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스스로 강등권을 벗어났다. 스토크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버튼, 선덜랜드, 웨스트브롬 등을 상대한 마지막 5경기에서 4승 1무를 기록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반면 올 시즌엔 시즌 막판 연패의 늪에 빠졌다. 8경기 째 승리가 없고, 4연패를 기록 중이다. 특히 가장 최근 경기에선 강등권 경쟁자였던 사우스햄튼에게마저 패하며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들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기성용과 스완지의 계약은 올 여름 끝난다. 기성용은 강등 여부를 떠나 팀을 옮길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이곳저곳에서 이적설이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스완지가 강등까지 당할 경우, 기성용의 이적은 더욱 확실해질 전망이다.

스완지는 이번 주말 ‘꼴찌’ 스토크시티와 최종전을 치른다. 스완지 유니폼을 입은 ‘프리미어리거’ 기성용을 볼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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