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EPL 최고의 선수로 등극한 모하메드 살라(왼쪽)와 케빈 데 브라위너.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맨체스터 시티의 케빈 데 브라위너. 두 선수는 2017-18시즌 EPL 득점왕과 도움왕을 차지했다. 특히 모하메드 살라는 EPL이 팀당 38경기 체제를 갖춘 이후 단일 시즌 최다골 기록을 세웠고, 케빈 데 브라위너는 2년 연속 도움왕에 등극했다. EPL 출범 이후 2년 연속 도움왕에 오른 것은 데이비드 베컴, 세스크 파브레가스, 프랭크 램파드 뿐이다.

주목할 점은 올 시즌 나란히 최고의 활약을 펼친 두 선수가 모두 과거 첼시 유니폼을 입었다는 것.

먼저 첼시 유니폼을 입은 것은 케빈 데 브라위너다. 벨기에 헹크 소속으로 두각을 나타내며 빅클럽들의 구애를 받던 그는 2012년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첼시와 계약했다. 아직 어린 나이였던 그는 첼시의 쟁쟁한 스쿼드로 인해 독일 베르더 브레멘으로 임대를 떠났고, 그곳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이후 2013-14시즌 마침내 첼시 유니폼을 입고 개막전 선발 멤버로 나섰으나, 이후 좀처럼 출장기회를 잡지 못한 채 잊혀져갔다.

결국 케빈 데 브라위너는 다시 독일로 향했고, 완전이적을 통해 볼프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2014-15시즌 21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세우는 등 다시 날아올랐다. 이에 맨체스터 시티가 진한 러브콜을 보냈고, 2015-16시즌 재차 EPL 무대로 돌아왔다. 이후 그는 극강의 존재가 된 맨시티의 핵심멤버로 자리매김하며 2년 연속 도움왕까지 차지했다.

모하메드 살라는 2014년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첼시와 계약했다. 하지만 그 역시 첼시에서는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고, 세리에A 피오렌티나로 임대돼 활약했다. 2015-16시즌엔 AS로마로 임대돼 좋은 활약을 펼쳤고, 결국 완전 이적에 이르렀다.

그런 그를 예전부터 눈여겨본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구단 역사상 최대 이적료를 투입했다. 이는 ‘신의 한 수’였다. 2016-17시즌 EPL로 돌아온 모하메드 살라는 첫 시즌부터 폭발했다. EPL의 새 득점기록을 세웠을 뿐 아니라, 팀을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까지 올려놓았다.

반면, 올 시즌 첼시는 또 다시 아쉬운 시즌을 남기고 말았다. 지난 시즌엔 압도적 기세로 우승을 차지했으나, 올 시즌엔 5위에 머무르며 챔피언스리그 진출권도 따내지 못했다. 많은 기대 속에 영입한 공격수 알바로 모라타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중원에서도 확실한 차이를 만들어 줄 선수가 돋보이지 않았다. 공교롭게도 첼시의 가장 부족한 포지션에서 맹활약을 펼친 선수가 바로 모하메드 살라와 케빈 데 브라위너였다.

물론 모하메드 살라와 케빈 데 브라위너가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된 데는 자신들이 가진 실력도 있지만, 팀 동료 및 팀 전술의 영향도 컸다. 때문에 큰 의미가 없는 가정이긴 하지만, ‘두 선수가 첼시 선수였다면’하는 생각을 지우긴 어렵다. 특히 모하메드 살라와 케빈 데 브라위너의 맹활약을 지켜본 첼시팬들은 적어도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했을 것이다. 첼시의 이번 시즌 성적이 유독 더 아쉬운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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