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KT의 AI테크센터가 오는 7월 개소 1주년을 맞는다. KT는 센터 개소 이후 기가지니의 인식률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서초=최수진 기자] “KT의 인공지능은 타사와 다르다. 음성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영상과 융복합한 인공지능을 선보이고 있어서다. 우리는 차별화된 지능형 플랫폼 회사가 되고 싶다. 그리고 ‘AI 테크센터’가 그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ICT산업의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AI는 IT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미래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이에 통신사, 포털, 제조사 모두 AI 사업단을 신설하고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KT 역시 마찬가지다. KT는 지난 7월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집중하기 위해 ‘AI 테크센터’를 개소했다. 그렇다면 KT의 AI 테크센터는 무슨 일을 하는 것일까. 센터 신설 이후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뤘을까. 이에 ‘첫 돌’을 앞두고 있는 AI 테크센터를 직접 방문,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 KT, 한국판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을 외치다

KT AI 테크센터가 위치한 우면동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KT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ICT기업들의 연구소가 밀집해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기업들의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KT 역시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적지로 우면동을 선택했다. <시사위크>

기자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KT AI 테크센터(이하 센터)를 찾았다. 우면동은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KT 외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ICT기업들의 연구소가 밀집해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기업들의 전략적 요충지인 셈이다. KT 역시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적지로 우면동을 선택했다.

센터는 KT의 우면 연구센터 2층에 자리를 틀었다. 신분이 확인되지 않으면 방문이 허락되지 않는 곳이다. 기술 개발 등 보안이 필요한 업무를 하는 만큼 출입 관리 역시 엄격하게 이뤄진다. KT가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우면동에서 하는 이유로도 풀이되는 대목이다.

실제 1층 출입구 앞에는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는 연구원들을 기다리는 방문자들도 4~5명 존재했다. 기자 역시 이날 센터로 들어가기 위해 1층 입구에 위치한 안내데스크에 명함을 내밀자 “신분증을 달라”는 말을 들었다. 신분증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하자 데스크의 안내원은 “이곳은 신분증이 없으면 출입이 어려운 곳”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이날 기자는 미리 취재 신청을 해 홍보팀과 동석했다는 것을 증명, 신분이 확인되는 명함을 보여준 뒤에야 어렵사리 출입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AI테크센터 내 에코 스페이스에는 다양한 AI스피커들이 모여있다. △SK텔레콤 누구·누구 미니 △아마존 에코닷·에코탭·에코쇼·에코 △네이버 웨이브 등이 자리하고 있다. 사진은 KT AI테크센터 내의 ‘에코 스페이스’ 모습. <시사위크>

2층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 연구소 2층으로 올라가자 ‘기가 테크 허브, AI 테크센터’라는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센터 입구로 들어가면 세 갈래로 나눠진 공간이 보인다. 먼저, 곧장 오른쪽으로 돌면 ‘딥러닝 스페이스’다.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장소다. 왼쪽으로는 ‘에코 스페이스’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출시한 AI스피커가 모여 있었다. 전 세계의 인공지능 기술이 한 자리에 모인 셈이다. 국내외 AI스피커의 디자인 및 서비스를 벤치마킹 할 수 있는 체험 공간이다.

입구에서 쭉 들어가면 ‘100억원’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아쉽게도 현금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약 72만개의 GPU 코어가 사용된 슈퍼컴퓨터다. 이 슈퍼컴퓨터는 엔비디아에서 구매한 것이다. 한 대에 2억5,000만원 정도로, KT는 100억원 규모의 슈퍼컴퓨터를 구매했다고 강조했다.

◇ “인공지능? 아, KT가 하는 그거?”… AI 테크센터 목표

센터는 KT의 ‘머리’ 역할을 맡는다. 사업 부문을 지능화하고, KT가 가진 모든 데이터를 지식화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KT는 전사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센터가 그 임무를 담당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을 완전한 KT의 자산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센터의 목표다.

센터의 또 다른 목표는 인공지능 시장의 영향력 확대다. ‘인공지능 시장의 선도’ 임무를 띠고 출범했다는 의미다. 센터 연구원들은 KT가 가진 AI 개발 인프라를 활용해 네트워크 및 플랫폼 사업의 혁신에 필요한 AI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태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KT는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제휴사들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이들을 위해 센터 일부를 ‘AI 크래프트샵’으로 만들어 협업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이날 외부 제휴사의 연구원들도 이곳, AI 테크센터를 자연스럽게 드나들고 있었다. 분위기는 자유로웠다. 제휴사들은 평균 2~3개월 정도 AI 테크센터를 이용한다. 다만, 프로젝트 성격에 따라 그 이상도 될 수 있다는 것이 KT의 입장이다.

외부 제휴사뿐 아니라 그룹사 전문가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센터가 KT그룹의 모든 사업의 지능화를 돕고 있어서다. 예를 들면, 기존 유무선 네트워크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자동화된 운용과 학습을 통한 품질 향상이 가능해지도록 하고 있다. 또 에너지 미터링 등에 인공지능을 적용해 에너지 효율을 개선하는 식이다.

박재형 KT AI 테크센터 팀장은 “지난해 7월 AI 테크센터가 개소한 뒤 KT의 인공지능 기술은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박재형 KT AI 테크센터 팀장의 모습. <시사위크>

◇ 딥러닝 배우자… 70%대에서 80%대로 개선된 인공지능

이날 기자의 현장 취재에 도움을 준 박재형 KT AI 테크센터 팀장은 “지난해 7월 AI 테크센터가 개소한 뒤 KT의 인공지능 기술은 크게 개선됐다”며 “업계 전반의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딥러닝의 영향이 크다. 정확한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현재 인공지능의 음성인식률은 딥러닝 기술 개발 이후 사용자 환경에서 70%대에 그쳤던 1년 전보다 개선돼 80%대로 개선됐다고 보고 있다. 오인식 부분이 지속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KT의 기술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다. 센터는 현재 외국어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현재 기가자니에서는 외국어를 직접 설정해야 인식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향후에는 언어의 특성을 자동으로 이해, 분류하는 방식으로 기능이 향상될 예정이다. 센터는 조만간 기가지니에 자동 언어 인지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문맥 기반의 대화 기술도 지속 개발 중이다. 사용자와 기가지니의 연속대화를 위해서는 문맥을 이해하는 기술이 필요해서다. 아울러 플랫폼 자체를 확산하는 일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센터가 주력했던 일이 ‘기가지니’ 사업이라면 올해의 중점 사업은 플랫폼 확산이다.

박재형 팀장은 “‘당연한’ 기가지니가 되는 것이 목표”라며 “나를 따라다니는 비서다. 모든 경험이 연결되고, 곳곳에 위치한 AI 비서들이 사용자를 인식하는 것을 1단계로 준비 중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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