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밀란과 AC밀란이 나란히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며 각각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진출을 확정지었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세리에A가 2017-18시즌의 대장정을 끝냈다. 유벤투스가 나폴리의 거센 도전을 뿌리치며 7연패에 성공하고, 동화 같은 승격팀 베네벤토와 이승우의 소속팀 헬라스 베로나의 강등이 확정된 상태에서 펼쳐진 마지막 경기였으나, 끝까지 흥미진진했다. 그 결과 밀라노의 두 팀 인터밀란과 AC밀란은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며 수 있었다.

인터밀란은 모처럼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손에 넣었다. 2011-12시즌 이후 6년 만에 이뤄진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다. 인터밀란은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황금기의 정점을 찍었으나, 2011-12시즌을 마지막으로 챔피언스리그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세리메A에서 6년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밖으로 밀려난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달랐다. 인터밀란은 마지막 경기에서 극적으로 4위에 이름을 올리는데 성공했다.

공교롭게도 인터밀란은 마지막 경기에서 ‘4위’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던 라치오를 만났다. 라치오는 마지막 경기 직전까지 인터밀란보다 승점이 3점 더 많은 4위였다. 다만, 두 팀의 1차전이 무승부였기 때문에, 인터밀란은 만약 승리를 거둘 경우 ‘승자승 원칙’에 의해 4위가 될 수 있었다. 라치오 입장에서도 결코 방심할 수 없는 외나무다리 승부가 펼쳐진 것이다.

한 시즌 최종 성과가 결정될 두 팀의 경기는 그만큼 치열했다. 인터밀란은 경기시작 9분 만에 이반 페리시치의 안타까운 자책골로 불안하게 출발했다. 전반 29분 다닐로 디암브로시오가 동점골을 터뜨렸으나, 전반이 끝나기 전 또 다시 펠리페 안데르송에게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하지만 인터밀란은 포기하지 않았고, 후반 33분 페널티킥과 후반 36분 극적인 역전골로 승부를 뒤집었다. 짜릿한 승리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인터밀란 선수들과 팬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반면, 무승부만 거둬도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지킬 수 있었던 라치오는 경기 막판 집중력을 잃어버리며 무너지고 말았다. 라치오 선수들과 팬들은 큰 충격과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밀란 형제’ AC밀란도 소기의 성과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은 일찌감치 날아갔지만, 유로파리그 진출 티켓은 지켜낸 것이다.

AC밀란은 마지막 경기 직전까지 승점 61점으로 ‘유로파리그 마지노선’ 6위에 올라있었다. 하지만 7위 아탈란타가 승점 60점으로 바짝 뒤쫓고 있어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AC밀란은 아탈란타와의 상대전적에서 뒤져있어 더욱 더 승리가 필요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AC밀란은 까다로운 상대인 피오렌티나를 만났고, 아탈란타는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칼리아리를 만났다. 전력으로 보면 피오렌티나가, 상황으로 보면 칼리아리가 더 부담스러운 상대였다.

AC밀란은 전반 20분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하게 시작했으나, 이 실점은 오히려 좋은 자극제가 됐다. 3분 뒤 동점골을 시작으로 내리 5골을 터뜨리며 5대1 완승을 거뒀다. AC밀란의 승리로 극적인 유로파리그 진출이 무산된 아탈란타는 칼리아리에게 0대1로 패했다. 칼리아리는 마지막 경기에서 저력을 발휘하며 자력으로 강등권을 벗어났다.

한편, 강등권에서도 흥미로운 경기들이 펼쳐졌다. 18위 크로토네와 17위 스팔은 마지막 경기 직전가지 승점 35점으로 벼랑 끝 경쟁을 이어왔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 1승 1무를 기록한 스팔이 아주 살짝 유리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크로토네와 스팔은 각각 나폴리와 삼프도리아라는 다소 버거운 상대를 만났다.

결과는 완전히 엇갈렸다. 스팔은 전반 4분 만에 터진 선제골을 비롯해 3골을 성공시키며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왔다. 한 골을 내주기는 했으나, 3대1 승리를 거두며 크로토네의 결과와 관계없이 생존을 확정지었다. 반면, 크로토네는 나폴리라는 거함을 끝내 넘지 못한 채 1대2로 패했다. 크로토네는 마지막 강등팀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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