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인권을 말하다
대한민국 남녀 임금차별, 이대로 괜찮나
[인권을 말하다 - 페이미투②] 남녀임금차별은 불법… 그러나 법은 작동하지 않았다
2018. 05. 29 by 정소현 기자 coda0314@sisaweek.com

똑같은 일을 하는데 받는 임금은 다르다. 성별로 따지면 ‘여성’이 그 피해자다. 같은 일을 하고도 적은 임금을 받는다는 얘기다. 임금을 주는 이도 딱히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는 법으로도 금지돼 있지만 작동이 멈춘지 오래다. ‘불평등’이 당연한 듯 똬리를 튼 이유다. ‘단지 그대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자행되는 차별. 뭔가 잘못됐다. 대한민국 남녀임금차별, 이대로는 안된다. [편집자주]


[시사위크=정소현 기자]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는 엄연한 ‘차별’이자 ‘불법’이다. 헌법을 비롯해 각종 국제규약으로도 여성근로자에 대하여 동등한 노동에 대한 동등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OECD 성별임금격차 1위’라는 오명은, ‘법은 있으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 남녀고용평등법 시행 30년, 여성 노동시장 ‘제자리걸음’

2018년은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지 30년째가 되는 해다. 1988년 시행된 ‘남녀고용평등법’은 고용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골자로 한다. 여러차례 개정을 통해 직접적 차별은 물론 간접차별문제도 규제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여성 노동시장의 현주소를 나타낸 다양한 통계자료들이 이에 대한 답을 하고 있다.

성별에 따른 임금격차는 엄연한 ‘차별’이자 ‘불법’이다. 그러나 다양한 통계가 보여주는 현실은 유독 여성에게만 각박하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남녀임금격차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대졸 신입사원 초임의 남성 군필 대비 여성 임금은 97%, 남성 미필 대피 여성은 99.2%로 여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졸 신입사원 경우에도 초임의 군필 대비 여성 임금은 96.6%, 남성 미필 대피 여성은 98.4%로 여성이 적다.

또, 현재 직장에서 경험한 차별 비율은 모든 항목에서 여성노동자가 남성노동자를 상회했다. 여성노동자는 ‘입사 시 부서 및 업무 배치’와 ‘교육훈련 기회’를 제외한 나머지 항목에서 차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18%∼24% 까지 높았다. 반면 남성은 ‘승진, 승급’에서 차별 경험 비율 10.9%를 제외한 항목 모두 차별 경험 비율이 10% 미만으로 여성노동자와 격차가 컸다.

OECD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은 남녀임금격차 개선 속도는 더디다. OECD 남녀임금격차 평균이 2000년 19.2%에서 2016년 14.1%로 5.1%포인트가 줄어드는 동안, 한국은 같은 기간 40.4%에서 36.7%로 3.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일본은 2000년 33.9%에서 2015년 25.7%로 8.2%포인트 줄었고, 영국은 2016년 26.3%에서 16.8%로 10.3%포인트가 내려갔다.

OECD 통계를 살펴보면 한국은 남녀임금격차 개선 속도는 더디다. OECD 남녀임금격차 평균이 2000년 19.2%에서 2016년 14.1%로 5.1%포인트가 줄어드는 동안, 한국은 같은 기간 40.4%에서 36.7%로 3.7%포인트 하락하는데 그쳤다. 

성차별을 금지함으로써 양성평등 사회를 구현하고자 하는 다양한 금지와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현실 속에선 ‘남의 나라 얘기’인 셈이다.

◇ “한국, 제도는 이미 충분… 노동시장에서 작동 성찰 필요”

‘헌법’ 제11조 제1항은 성별을 이유로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아니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경제적・사회적및문화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 및 ‘여성에대한모든형태의차별철폐에관한협약’, 국제노동기구(ILO)의 ‘동일가치노동에 대한 남녀동일보수에 관한 협약’은 여성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도록 하면서 고용분야에서 여성근로자에 대하여 동등한 노동에 대한 동등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4호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특정한 사람에 대하여 우대・배제・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6조에도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한다’는 규정이 있다.

2018년은 ‘남녀고용평등법’이 시행된 지 30년째가 되는 해다. 1988년 시행된 ‘남녀고용평등법’은 고용에 있어 여성과 남성의 평등한 기회와 대우를 골자로 한다. 그러나 30년이 흐른 현재, 법은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은, 제도는 이미 충분하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상의 채용, 배치, 승진, 대표성 등에서 성 격차와 그것으로 인한 성별 임금 격차가 해소되지 않는 것에 대해 제도가 노동시장에서 충분히 작동되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김난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박선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남녀고용평등법은 여성관계법 가운데 굉장히 중요한 실체법인데도 불구하고, 현실에서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며 “법이 현장에서 작동되기 위해서는 법이 갖고 있는 미비점을 보완하는 작업과 함께 사업장에서 벌어지는 고용차별 등을 예방하고 노동현장에서 사법경찰 역할을 하는 근로감독관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모집과 채용) ① 사업주는 노동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8조(임금) ① 사업주는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하여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제9조(임금 외의 금품 등) 사업주는 임금 외에 노동자의 생활을 보조하기 위한 금품의 지급 또는 자금의 융자 등 복리후생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0조(교육・배치 및 승진) 사업주는 노동자의 교육・배치 및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1조(정년・퇴직 및 해고) ① 사업주는 노동자의 정년・퇴직 및 해고에서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9조(육아휴직)④ 사업주는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같은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켜야 한다. 또한 제2항의 육아휴직 기간은 근속기간에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