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널 MVP 트로피를 들어보이는 케빈 듀란트(왼쪽 두번째)와 그를 축하해주는 워리어스 팀 동료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결국 올해도 승자는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였다. 4년 동안 3번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골든 스테이트는 명실상부한 2010년대의 지배자로 자리매김했으며, 역대 최강팀의 반열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치열했던 서부지구 결승전과 달리 파이널은 다소 싱거웠다. 연장 승부까지 간 1차전에서 승리를 놓친 클리블랜드가 이후 급격히 무너지면서 4대0, 골든 스테이트의 스윕으로 끝났다. 이 4번의 승리에 가장 크게 기여한 케빈 듀란트는 파이널 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1차전에서 야투성공률 36.4%로 부진했음에도 자유투 10개를 얻어내며 26득점을 올린 듀란트는 2차전에선 14개의 슛만을 던져 26득점을 올리는 고효율을 뽐냈다. 일찌감치 점수 차이가 벌어진 4차전에서는 주특기인 1대1 공격 대신 수비와 리바운드, 게임 운영에 집중했다. 3개의 블락과 트리플더블이 ‘가자미’ 역할을 자처한 듀란트의 플레이를 증명한다.

백미는 3차전이었다. 커리·탐슨 등 팀 동료들이 부진한 가운데 듀란트는 43득점·13리바운드·7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홀로 경기를 접수했다. 야투율 65.2%는 3점 슛 9개를 던지면서 올린 기록이다. 4쿼터 종료 50여초 전, 3점 라인 세 발짝 앞에서 터트린 ‘딥 쓰리’는 치열했던 승부를 끝낸 결정타였다. 이 슛으로 원 포제션 싸움이었던 경기는 단숨에 6점 차이로 벌어졌으며 클리블랜드는 추격의 의지를 잃어버렸다.

평균 28.8득점과 10.8리바운드, 52.6%의 야투성공률이라는 듀란트의 4경기 기록은 파이널 MVP에 부족함이 없다. 31.1의 PER(선수효율성지표)과 0.74의 WPA(승리기여도) 등 2차 스탯도 팀 내 최고다. 시리즈를 2대0에서 3대0으로 만드는 게임을 자신의 손으로 가져왔다는 상징성도 있다.

듀란트는 재작년 여름 골든 스테이트에 합류한 후 2번의 우승과 2번의 파이널 MVP를 따냈다. 9년간 몸담았던 오클라호마시티를 뒤로하고 베이 에어리어의 문을 두드리며 꿈꿨던 모든 것을 하나 둘 달성해가고 있는 셈이다. ‘슈퍼 팀’ 결성과 950만달러의 페이컷에 대한 비판도 많지만 적어도 듀란트 본인은 외부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케빈 듀란트는 이번 여름 선수 옵션을 실행해 새 계약을 맺을 수 있다. 그가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동료들에 대한 믿음과 골든 스테이트가 챔피언으로서 쌓아가고 있는 팀 문화에 대한 애정에 비춰 볼 때, 듀란트가 2년 전과 같은 충격적인 결단을 내릴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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