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안토니오는 이번 여름 동안 카와이 레너드의 복귀를 확정지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오프 시즌의 최대 관심사는 물론 르브론 제임스의 차기 행선지지만, 보다 조용하면서 파급력은 더 큰 이슈도 있다. 샌안토니오 구단과 썩 개운치 못한 관계를 맺고 있는 올스타 스몰 포워드 카와이 레너드의 트레이드 가능성이 그것이다.

레너드 본인의 과묵한 성격, 그리고 샌안토니오가 불화설과는 거리가 멀었던 구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즌 중에 터진 ‘카와이 레너드 사태’는 상당히 당혹스럽다. 레너드는 샌안토니오 구단의 의료진을 불신하고 개별적으로 재활을 진행했으며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레너드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라커룸의 분위기에 대해서도 다양한 루머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스포츠매체와 커뮤니티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카와이 레너드의 트레이드 시나리오가 논의되고 있다. 샐러리 여유가 있는 필라델피아와 LA 레이커스가 가장 많은 지지를 받고 있으며, 샌안토니오에 수차례 레너드 트레이드를 문의해왔던(그 때마다 번번이 거절됐던) 보스턴도 매력적인 행선지다. ‘고 투 가이’가 될 수 있는 공격력에 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 특히 르브론 제임스를 가장 잘 막을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는 레너드를 반기지 않을 팀은 없다.

그러나 카와이 레너드에 대한 절실함이라는 점에서는 샌안토니오 스퍼스도 다른 어느 팀에게 뒤지지 않는다. 레너드가 부상으로 단 9경기밖에 뛰지 못한 지난 시즌, 샌안토니오는 서부 7위로 시즌을 마무리했으며 승률도 1996/97시즌 이래 가장 낮은 57.3%에 그쳤다. 노장들의 빈자리를 메울 젊은 선수들이 부족한 만큼 카와이 레너드를 중심으로 한 선수단 재건이 가장 바람직한 플랜이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무엇보다 샌안토니오에게 레너드는 팀 던컨의 뒤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시즌 중 레너드가 스퍼스 구단과 빚은 마찰은 샌안토니오의 한 시대가 종식됐음을 잘 보여준다. 감독보다 선수가 대접받는 NBA의 풍조에 비춰보면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리더십은 ‘철권통치’라는 표현이 어울린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든 것은 팀 던컨·토니 파커·마누 지노빌리 등 베테랑 선수들의 이해와 동의였다. 던컨이 은퇴하고 포포비치 감독마저 은퇴설이 거론되는 지금은 샌안토니오도 전통을 뒤로하고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레너드는 2018/19시즌이 끝나면 샌안토니오 구단과 슈퍼맥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5년간 2억1,900만달러, 레너드가 다른 어느 팀에서도 받아낼 수 없는 금액이다. 레너드의 잔류 시나리오는 이번 여름 샌안토니오 구단이 레너드에게 슈퍼맥스 계약에 대한 확신을 안겨주는 일에서부터 시작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