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27일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로 독일을 만난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조별예선이 이제 마지막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우리의 마지막 상대는 세계 최강 독일이다.

앞서 펼쳐진 조별예선 두 경기에서 한국 축구대표팀은 스웨덴과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한 채 2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조별예선 탈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독일이 멕시코에 패하는 이변이 벌어지면서 우리는 마지막까지 희망의 끈을 쥐게 됐다.

우리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기적에 가깝다. 우리는 독일을 꺾고 스웨덴은 멕시코에 패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골득실까지 극복해야 한다. 현재 독일 및 스웨덴과 우리의 골득실 차는 2점이다.

이처럼 꿈만 같은 경우의 수보다 절실한 것은 승점이다. 우리는 1954 스위스월드컵에 처음으로 출전했으며,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이번까지 9회 연속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총 10번의 월드컵에서 승점을 1점도 따내지 못한 것, 즉 전패의 수모를 당한 것은 2번이다.

첫 월드컵인 스위스월드컵에선 헝가리에게 0대9, 터키에게 0대7 완패를 당했다. 당시 세계축구와의 격차를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였다. 우리의 세 번째 월드컵이었던 1990 이탈리아월드컵에서도 3전 전패의 쓰린 성적을 남겼다. 벨기에(0대2), 스페인(1대3), 우루과이(0대1) 등 쟁쟁한 상대들이었다.

이를 제외한 모든 월드컵에서 우리는 최소 1무 이상은 기록했다. 특히 2002 한일월드컵부터 2010 남아공월드컵까지 3개 대회 연속 최소 1승 이상을 기록한 바 있다. 2002 한일월드컵을 기점으로 한층 발전한 한국축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성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우리는 또 다시 ‘승점 0점’이란 최악의 성적을 받아들 위기에 놓였다. 피파랭킹 1위이자 지난 대회 우승국인 독일은 우리와 차원이 다른 팀이다. 피지컬, 스피드, 기술, 조직력 모두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다. 더욱이 독일은 멕시코에게 당한 일격으로 인해 방심은커녕 전력을 다해야하는 상황이다.

즉, 우리에게 좀 더 현실적이고 절실한 숙제는 ‘경우의 수’를 완성시키는 것이 아닌, 승점 0점의 수모를 피하는 것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이번 월드컵 행보를 보면, 이러한 숙제는 더욱 절실해진다. 이번 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국가는 우리를 비롯해 일본, 호주,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5개국이다. 이 중 일본과 이란은 첫 경기부터 승리를 챙겼고, 심지어 사우디아라비아도 마지막 경기에서 이집트를 꺾었다. 호주도 덴마크를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따냈고, 페루와의 마지막 경기에서 승점을 추가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결국 우리만 승점이 없는 것이다.

우리의 월드컵 역사에서 러시아는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마지막 독일전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27일 저녁 11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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