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클리퍼스의 센터 디안드레 조던. 조던은 선수옵션을 실행해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으며, 댈러스가 유력한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뉴시스/AP>

[시사위크=하인수 기자] ‘거자필반(떠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온다)’이라는 사자성어가 어울리는 트레이드 시나리오가 있다. 마크 스테인과 케빈 오코너 등 다수의 기자들은 LA 클리퍼스의 간판 센터 디안드레 조던이 댈러스 매버릭스로 이적할 수 있다는 소식을 꾸준히 보도하는 중이다. 3년 전 터졌던 조던의 상도덕 논란을 다시 떠올리게 만드는 이 뉴스는, 댈러스 구단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성사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2015년 당시 LA 클리퍼스 소속으로 자유계약선수가 된 디안드레 조던은 댈러스 구단과 계약을 맺기로 구두로 합의한다. 문제는 구두 합의가 공식 계약서로 작성되기 전에 조던이 마음을 바꿔먹었다는 데부터 시작한다. 조던이 자신의 행선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은 닥 리버스 감독(클리퍼스)은 즉시 팀의 주축선수인 그리핀‧레딕과 함께 텍사스행 비행기에 올랐고, 조던의 집을 찾아가 클리퍼스에 잔류하겠다는 결정을 이끌어낸다. 이들은 댈러스 관계자들이 조던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모든 문을 닫아건 후 새벽까지 포커를 치며 트레이드 시장이 열리길 기다렸다. 날이 밝자 조던과 클리퍼스는 선수 옵션이 포함된 4년 계약서에 사인했다.

댈러스 팬덤 내부에서는 조던을 영입하는데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구두계약이었다 해도 선수가 이적 약속을 뒤집고, 관계자들과 만나는 것조차 거부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한 번 팀을 저버렸던 선수에게 다시 합류를 설득하는 것은 팬들의 자존심을 긁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제 코가 석 자인 댈러스에게 과거의 아픈 기억에 연연할 여유가 남아있을지는 의문이다. 샌안토니오와 텍사스 라이벌리를 형성하며 21세기의 강자로 군림했던 댈러스는 점차 경쟁력을 잃어가는 중이다. 마지막으로 50승을 기록한 14/15시즌 이후 댈러스의 성적은 매년 떨어지고 있으며, 우승을 차지한 2010/11시즌을 끝으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진출한 적도 없다. 공식적으로 탱킹(고의패배)을 팀 노선으로 선언한 17/18시즌에는 24승 58패, 승률 29.3%라는 처참한 성적을 냈다. 10년 전이었다면 58승 24패를 기록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댈러스에게 이 이상의 치욕은 없다.

디안드레 조던의 장점은 명확하다. 수비와 리바운드, 그리고 팀원이 패스해주는 공을 골밑 슛으로 연결시키는 ‘받아먹기’ 능력에서는 NBA의 모든 선수들 가운데서도 탑을 다툰다. 뛰어난 가드와 디안드레 조던이 함께할 때 어떤 파괴력이 발휘되는지는 이미 크리스 폴이 확실하게 입증한 바 있다.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와 루카 돈치치를 보유한 댈러스에게 조던이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조각인 이유다. 또한 조던은 코트를 끊임없이 왕복할 수 있는 센터를 선호하는 릭 칼라일 감독의 취향에도 정확히 부합하는 선수다.

대체재도 마땅치 않다. 클린트 카펠라는 제한적 FA기 때문에 댈러스가 어떤 조건을 제시하더라도 휴스턴이 붙잡을 수 있다. 드마커스 커즌스는 지난 시즌 중 입은 아킬레스건 부상에서 얼마나 회복됐는지 미지수다. 결국 댈러스가 데니스 스미스 주니어와 루카 돈치치를 중심으로 팀을 재건하기 위해선 조던만한 선수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자존심보단 오히려 다른 팀들이 조던을 낚아채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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