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와 호날두. 두 선수는 끝내 월드컵 우승컵에 입을 맞추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뉴시스/신화, 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신계(神界). 전 세계 수많은 축구선수들 중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오직 두 선수만 가리키는 말이다. 두 선수는 2000~2010년대를 대표할 뿐 아니라, 축구사적으로 큰 족적을 남겨왔다. 이들 외에도 많은 축구스타들이 탄생하고 활약했지만, 두 선수는 여러모로 차원이 달랐다.

특히 메시와 호날두는 세계 최고의 축구무대인 유럽에서 사실상 모든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리그우승과 컵대회는 기본이고, 유럽 챔스언스리그 우승도 수차례 경험했다. 그리고 이 같은 우승에서 늘 중심에 서 있었던 두 선수다.

하지만 신이라 불리는 두 선수에게 끝나 허락되지 않은 우승컵이 있다. 바로 월드컵이다.

메시의 아르헨티나와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16강으로 대회를 마쳤다. 우여곡절 끝에 16강에 오른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의 막강화력에 마지막까지 저항했으나 3대4 패배를 면치 못했다. 비교적 수월하게 16강에 진출한 포르투갈은 우루과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고군분투(孤軍奮鬪). 메시와 호날두의 이번 월드컵은 고군분투였다. 속된 말로 ‘멱살 잡고’ 아르헨티나를 월드컵으로 데려온 메시는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 빠진 팀을 또 다시 ‘멱살 잡고’ 16강에 올려놓았다. 호날두 역시 첫 경기 스페인을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에이스로서 역할을 다했다. 하지만 축구는 결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어린 나이부터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으며 명문구단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의 월드컵은 나란히 2006 독일월드컵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대체로 순탄치 않았다.

호날두는 자신의 첫 월드컵이었던 2006 독일월드컵 4강이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으로 남았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선 조별리그 탈락이란 쓴맛을 보기도 했다. 메시는 브라질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결승 무대까지 이끌었으나, 끝내 독일을 넘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2006, 2010, 2014 세 번의 월드컵 모두 독일에 가로막혀 월드컵을 마감했다. ‘신계’라 칭송받는 두 선수의 이 같은 월드컵 성적은 이들의 경력에서 빈칸이자 오점으로 남았다.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 두 선수가 월드컵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 수 있을지 여부는 초미의 관심사였다. 메시와 호날두 모두 전성기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월드컵이기 때문이다. 물론 2022 카타르월드컵 때도 두 선수의 모습을 볼 가능성이 없진 않다. 하지만 나이나 체력, 기량에 있어 최고 전성기 수준을 기대하긴 어렵다. 설사 카타르에서 월드컵 우승의 한을 푼다한들, 이 두 선수가 핵심주역으로 평가받을 가능성은 낮다.

우리가 지금 디 스테파노나 조지 베스트, 보비 찰튼, 에우제비오, 펠레, 마라도나 등을 기억하고 언급하듯, 언젠가 메시와 호날두도 역사 속 과거형으로 남게 될 것이다. 실제로 그럴 날이 점점 가까워오고 있기도 하다. 그때 이 두 선수를 기억하는데 있어 월드컵 우승은 두고두고 회자되는 ‘한’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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